"명분위주의 인재관 때문에 나라나 기업이 유능한인재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최우석 전 삼성경제연구소 부회장은 월간 `포브스 코리아'에 연재하고 있는 삼국지 경영학중 <위대한 CEO 조조편>에서 조조는 실용주의적 인재관으로 널리 사람을 모을 수 있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달 삼성경제연구소에서 퇴임한 그는 명분때문에 나라나 기업이 유능한 인재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유교적 영향이 강한 한국에선 그 폐해가 지나칠 정도라고 말했다.
조조는 난세엔 도덕성보다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조조의 이런 인재관은 중국에서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으며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덩샤오핑의 실용주의적 인재관이 바로 그것이라고 최씨는 강조했다.
그는 또 난세엔 주인은 신하를 잘 만나야 하지만 신하도 주인을 잘 만나야 한다면서 그 때 줄을 잘 못서면 패가망신하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지금도 줄서기에 따라 운명이 갈리고 있다면서 외환위기 이후 큰 기업들의 부침을 보면 어떤 경영자는 감옥에 들어가고 재산차압까지 당한 반면 어떤 경영자는 스톡옵션 등으로 큰 재산을 모으고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최씨는 감성이 없으면 보통 경영자는 몰라도 위대한 경영자는 될 수 없다면서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일할땐 서릿발 같은 분위기를 만들지만 사적인 일에는 무척 자상해 무슨 보고를 하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꼭 밥 먹고 가라고 붙들었다고 전했다.
회장을 모시고 식사하는게 부담이 돼 모두 사양하지만 '때가 됐는데 그냥 가는게 아니다'라며 밥을 먹여 보냈다는 것이다.
현대의 정주영 회장도 명절때는 시차에도 불구, 해외현장에 꼭 전화를 걸어 격려했으며 LG의 구인회 회장은 새벽에 공장을 찾아가 철야한 사람들을 보고 '잠 좀잤나. 욕본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는 그는 밝혔다.
최씨는 감성리더십은 성품도 타고나야하지만 부단한 내공을 거쳐 형성된다면서 MBA과정이나 교과서로 배울 수 있는게 아니며 인생의 단맛, 쓴 맛을 보고 고생끝에 터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진병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