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산업銀 "신용등급 올리려면 설득이 중요"

산업銀 '모범답안' 제시··· 金 총재 수개월간 무디스에 상향 요구 '결실'


신용등급을 올리려면 신용등급회사를 잘 설득해야 한다. 그 본보기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보여줬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사는 11일 산업은행의 기업어음(CP)과 기타단기신용등급을 ‘ P-2’에서 ‘P-1’으로 상향 조정했다. 외환위기 이전에 산업은행의 신용평가등급이 곧 한국의 국가신용 등급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국제신용평가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무디스를 시간을 두고 체계적으로 설득했다는 점에서 다른 기관의 모범이 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번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국내 금융권은 물론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그 공을 김창록 총재의 수개월간에 걸친 노력의 덕으로 돌렸다. 김 총재는 외환위기 후유증기 가시기 전인 2001년부터 3년여간 국제금융센터 소장을 맡으면서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시(S&P)등 미국의 신용평가회사 간부들과 깊은 인연을 맺었고, 산은 총재로 부임한 이후에도 저간의 경험을 살려 산은은 물론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것이다. 김 총재는 “좋은 신용등급을 받는 것도 CEO마케팅처럼 해야 한다”며 자신이 직접 나서 국가와 산업은행의 재무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는데 주력해왔다. 산은은 지난 3월 은행기본신용등급(BFSR)에 관한 세미나를 열어 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한 사전작업을 벌였고, 지난 7월에는 토마스 번 무디스 부사장이 방한했을 때 김총재가 그를 초청해 국가와 산은의 단기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요청한 바 있다. 이처럼 꾸준히 신용평가기관을 상대로 신용등급 상향조정의 당위성을 역설해온 결실로 이번 무디스의 상향조정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은의 단기신용등급이 올라가면 우리나라 금융권 전체의 단기자금 조달비용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번 무디스의 결정도 김 총재가 국내 금융권 대표 주자의 기능을 강조한 덕분”이라고 전했다. 산업은행의 신용등급 올리기는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9월 4일 무디스 홍콩지사의 한국 신용등급 평가 담당자를 초청한데 이어 11일에는 미국 뉴욕의 무디스 본사를 방문, 국가 신용도 상향 조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산은은 그동안 S&P와 피치등 신용평가회사의 단기신용등급에 비해 무디스로부터 한 등급 낮은 등급을 받아 단기 외자조달시장 참여시 애로사항을 겪었으나, 금번 등급조정으로 조달비용 절감 및 USCP시장 참여 등 향후 국제금융시장에서 원활한 단기차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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