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에서 프리스타일 스키의 새 역사를 쓴 알렉스 빌로도(27·캐나다)가 금메달 확정 뒤 가장 먼저 찾은 이는 친형 프레드릭 빌로도(32)였다.
알렉스는 11일(한국시간) 남자 모굴에서 지난 2010년 밴쿠버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올림픽 모굴 2연패는 알렉스가 사상 최초다. 알렉스는 관중석으로 달려가 가장 먼저 형 프레드릭을 번쩍 들어올렸다. 형제는 눈물을 쏟으며 함께 캐나다 국기를 몸에 두르고 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뇌성마비로 몸이 불편한 프레드릭은 지금의 동생 알렉스를 만든 동기부여 그 자체다. 알렉스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내가 더 나은 선수가 되도록, 더 빨리 더 멋지게 날도록 형이 나를 이끌었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프레드릭은 어린 시절 뇌성마비 탓에 10세가 넘으면 걷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알렉스는 형이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지 않도록 걸음마를 할 때부터 형과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했다. 반대로 알렉스의 스키 기량이 나날이 향상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프레드릭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알렉스는 "훈련하러 갈 때 밖에 비가 오거나 하면 짜증을 내고는 했는데 형을 보면서 바로 마음을 다잡았다"며 "형이 의사의 진단과 달리 아직도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알면 나는 '포기'라는 말을 떠올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형에게는 일상 하나하나가 크나큰 어려움이다. 그렇지만 형은 삶을 즐기기 때문에 아무 불평을 하지 않는다"며 "만약 형이 장애가 없어 올림픽의 꿈을 키웠다면 4연패를 이루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2006년 토리노 대회부터 세 차례 연속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고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는 알렉스는 형에게 마지막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