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한나라당 추태 시리즈

점입가경이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추태가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야당 의원을 알아주지 않는다며 지역기업인에게 술병을 내던지고 연설 순서의 의전이 못마땅하고 맥주를 던져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게 엊그제 같은데 또다시 잡음이 불거졌다. 지난 23일 국회 예결특위. 2004년도 결산안에 대한 종합질의 순서에서 회의장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서울 서대문을)과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사이에 질의 답변 도중이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뉴타운 개발 문제를 놓고 언성을 높여가며 설전을 벌이던 도중 추 장관이 서울시 부시장 출신인 정 의원에게 “위원님은 서울시장 대변자 아닙니까"라고 말하자 정 의원은 "당신 지금 무슨 얘기하는 거요"라고 따졌다. 추 장관은 다시 "당신이라니…"라고 받아쳤다. 민의가 모아져 국정을 논하는 국회가 순식간에 시정잡배의 막말 경연장으로 뒤바뀌었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회의장 밖에서 2라운드로 이어진 것. 정 의원은 질의를 마친 뒤 회의장 밖에서 다른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추 장관이 다가와 말을 걸려 하자 한참 실랑이를 벌이다가 대뜸 "가 이 XXX야"라며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이 자리를 피해 일단락된 것 같지만 이번에 사이버상으로 무대가 옮겨졌다. 정 의원이 당과 자신의 홈페이지에 "지난주에 국회 예결위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라는 글을 올린 것. 당시 예결특위에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추 장관의 답변 태도를 질책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도 터뜨렸다. 탄핵의 악몽에서 벗어나 야당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당내에 `야당성회복투쟁위'를 구성하자는 제안도 곁들였다. 정 의원은 글에서 "물론 이 일에는 저 자신의 불찰이 크다. 한마디로 말해서 미친X는 건드리는 것이 아닌데 그것을 건드린 것이 제 잘못" "장관이 그렇게 나오면 그 자리에서 어떻게 해서라도 그를 굴복시켜야 했는데…"라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회의장 밖 `2라운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확하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더 따져봐야겠지만 국회의원이 막말을 한 자체가 심각한 문제다. 나중에 공개 사과한 추 장관은 정 의원보다 8살이 많다. 총칼 정당의 후신이어서 그런지 한나라당 의원들의 추태와 막말 시리즈가 어디까지 갈지 볼 일이다. 궁금해진다. 수권정당 맞나. 집권하면 어떻게 하려고.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