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증권박물관의 사회적 기능

알렉산드리아는 알렉산더 대왕이 이집트를 통치하기 위해 건설한 수도이자 수세기 동안 서양문명의 중심지였던 도시다. 이 도시에 제우스의 딸이자 학예의 여신이었던 뮤즈에게 봉헌할 일종의 연구, 교육센터를 설립했는데 그리스어로 무제이온(mouseion), 즉 뮤즈의 전당이라 불렸으며 이것이 ‘Museum(박물관)’의 어원이다. 근대적 의미의 박물관은 19세기에 개최된 대규모 만국박람회에 기원한다. 박람회가 끝난 뒤 막대한 비용을 들여 만든 전시품은 대부분 박물관으로 이관됐다. 이때 사료의 보관기법과 관람객을 위한 설명자료,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설비 및 보안 등의 전시기술이 박물관에 전수됐다. 국가, 또는 집단 고유의 문화를 공유하고 전수하려는 경향은 인간의 본성이다. 박물관은 고고학자료ㆍ미술품 등 학술적ㆍ예술적 자료를 수집, 보관하고 일반 대중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으로 출발했다. 이후 박물관은 단순한 사료의 전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체험의 장소로 활용되고 지역과 사회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사회 공헌 기능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특히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이 설립, 운영되면서 보존ㆍ기록하는 문화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일반화돼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다양한 박물관이 설립돼 운영되고 있으나 증권산업 분야에서는 짧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다른 분야에 비해 사료의 수집 등 역사를 보존하고 전파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이에 필자가 몸담고 있는 증권예탁결제원은 오랜 준비 끝에 지난 2004년에 경기도 고양시에 국내 유일의 증권박물관을 개관해 향후 전자증권시대의 도래에 대비한 증권의 사료 보존과 증권 발행의 역사를 기록해왔다. 그간 약 1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유명 기업의 증권들을 역사자료와 함께 전시하고 있어 증권 400여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설립됐으며 아시아에서 유일한 증권박물관은 학생은 물론 일반인에게 증권에 관한 사회 체험의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경제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각 분야의 전문 박물관이 많이 설립돼 사회구성원에게 풍요로운 문화적 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사회 교육 등 다양한 참여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자본주의의 발달 과정을 기록하고 있는 증권박물관이 앞으로 우리나라 증권의 역사를 보존하고 후세에 전달하는 든든한 증권문화의 반석이 되고 나아가 사회 공헌 기능을 다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