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팬머니 해외진출 봇물/외환거래 자유화로 제2전성기 맞아

◎개인들까지 가세 미 국채 투자 1순위재팬머니가 제2의 해외진출붐을 맞고있다. 80년대말 엔고에 편승, 세계로 몰려나갔다가 불황으로 위축됐던 일본 자본의 해외투자 물꼬가 최근 단행된 외환거래 전면자유화로 터졌기 때문이다. 일본 국회는 지난 16일 금융기관은 물론, 개인과 기업이 모두 내년 4월부터 외환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내용의 외환거래 자유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외환거래와 관련 일부 남아있던 규제들이 사라지자 연기금 등 일 기관투자가와 기업들은 해외자산을 늘리는 투자패턴 변화를 보이고있다. 해외에서의 금융상품거래가 일본내에서 보다 수익률이 더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가들은 개인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해외증권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 일 양국의 단기국채금리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3개월만기 국채의 최근 금리수준은 미국이 5.68%이고 일본은 4.4%로 1.28%의 차이가 있다. 일본 돈이 미 국채에 몰리고있는 것은 이 마진을 챙기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중국에게 1위자리를 내어주었지만 일본은 그동안 미국채의 최대고객이었다. 전면외환자유화가 단행된 만큼 이제 일본의 개인투자가까지 미국채를 포함한 해외의 고수익 금융상품에 몰릴 것은 분명하다. 그동안 해외투자를 주도해왔던 생명보험사들도 대부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투자분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일본 생명과 다이이치생명이 올해 3천억엔씩을 추가로 외국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메이지생명도 1천억엔을 해외에 투자할 계획이다. 일본 경제의 불황으로 돌아왔던 재팬머니의 해외유출이 다시 상승세를 보인 것은 미 일 양국의 경제여건이 뚜렷한 격차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 95년부터. 물좋은 곳을 좇아다니는 자본의 속성상 일본을 떠나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었던 것. 뉴욕주가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반면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11% 하락했다. 돈흐름의 최대변수인 양국간의 금리격차는 최근 더 벌어지고 있다. 일본의 재할인율이 전후 최저인 0.5%인 반면 미국은 지난 3월 단기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환거래 전면자유화의 날개를 달게된 일본자본이 미국 등 해외로 줄지어 날아가게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있다. 그러나 해외유출의 물꼬가 트이긴했으나 재팬머니의 운신은 신중할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지난 80년대말 대거 미국에 진출했다가 미부동산가격 급락 등 현지 경기의 침체로 낭패를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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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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