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의 노사문화] "분규나면 회사 문닫을판"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직물 포대 생산업체 진양은 지난해 봄 베트남 투자를 결정했다. 새한, 휴비스, 태광산업 등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는 이 회사는 북한 개성공단이 열리는 대로 북한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인건비, 물류비가 쌀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골치아픈 노사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개성공단 진출이 성공하면 평택공장을 폐쇄하고 생산설비를 모두 개성공단에 이전할 방침이다. 중소기업들에 있어 노사문제는 치명적이다. 파업이 자칫 장기간 분규로 이어질 경우 회사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경영주들의 노조에 대한 불신 및 이해부족과 함께 과도한 임금인상, 구조조정 반대 등 노조의 상식을 벗어난 무리한 요구 역시 기업들을 해외로 내모는 주요 원인임에 틀림없다. 최근 정부 발표에 따르면 기업들의 해외투자는 금액면에서 줄어들고 있으나 건수면에서는 증가하고 있다. 이는 최근의 해외투자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9월까지 대기업들의 해외 투자는 21억6,000만달러로 전년도의 47억5,000만달러에서 48.1%나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들은 12억9,000만달러를 기록, 전년도에 비해 34.4% 늘었다. 투자지역도 미국ㆍEU에서 중소기업들이 선호하는 중국, 베트남 등으로 변했다. 박성철 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은 "최근 인력난, 고임금, 노사분규 등에 치인 중소기업들이 해외투자를 유일한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며 "중소기업은 대형 제조업을 지원하고 고용기반을 확대해 주는 우리 산업의 실핏줄인 만큼 이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잇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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