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10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나흘간 펼쳐진다.
마스터스ㆍUS오픈ㆍ브리티시오픈ㆍPGA챔피언십 등 4대 메이저보다 더 많은 총상금 950만달러, 우승상금 171만달러가 걸려 선수들 사이에서는 '투어의 꽃'으로 통하는 대회다. 골프팬들에게는 대회장인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ㆍ7,215야드)의 명물 17번홀의 기억이 생생하다. 마스터스 이후 한달 만에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미국)와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재격돌하는 가운데 고국에 첫 그린재킷을 선사한 애덤 스콧(호주) 등 강호들이 모두 출전한다.
◇17번홀을 넘어라=이 대회의 주인공은 선수가 아닌 17번홀(파3)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디자이너 피트 다이가 설계한 이 홀은 해마다 숱한 화제를 만들어왔다.
이 홀은 그린이 호수 가운데 섬처럼 떠 있는 아일랜드 홀이다. 그린 사방은 물이고 그린을 드나드는 좁은 통로가 뒤쪽으로 나 있을 뿐이다. 그린의 앞뒤 길이는 23m, 좌우 폭은 16m, 총 면적은 363㎡ 정도다. 가운데가 불룩한 솥뚜껑 형태다. 거리는 대회 때 보통 137야드(약 125m)로 세팅돼 그리 길지 않지만 심리적인 부담감과 바람 때문에 정상급 선수들이 볼을 잇달아 '수장' 시키는 일을 감상(?)할 수 있다.
출전선수들은 나흘 동안 총 420여 차례 티샷을 날리는데 물에 빠뜨린 확률은 평균 11% 정도다. 최근 10년 안에는 2007년 가장 많은 93개의 볼이 물에 빠졌다. 봅 트웨이(미국)는 2005년 3라운드 때 볼을 5개나 빠뜨리며 12타를 쳐 최다타수를 남겼다. 트웨이는 통산 9개를 빠뜨린 기록도 보유하고 있으며 필 미컬슨(미국) 역시 7개나 빠뜨린 이력이 있다. 최종라운드에서 4~5타 차 선두라 해도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징크스도 넘어라=올해로 40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그 누구에게도 '텃밭'이 되지 않았다. 2년 연속 우승이 단 한번도 없었다. 두 차례 우승도 소그래스TPC로 옮겨온 1982년 이후 단 네 명만 이뤘을 뿐이다. 한 대회에서 7ㆍ8승을 휩쓴 '황제' 우즈도 2001년 1승에서 멈췄고 2승자는 2003년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가 마지막이었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 3인방 우즈ㆍ매킬로이ㆍ스콧 역시 확률의 벽을 넘어야 한다. 우즈는 2001년, 스콧은 2004년 1승을 했다는 게 마음에 걸릴 만하다. 매킬로이는 최근 7명의 챔피언이 7회 이상 출전 끝에 우승했다는 사실이 찜찜하다. 그는 네 번째 출전이다.
경기력 측면에서는 박빙이다. 우즈는 퍼트와 샷 정확도를 앞세워 올 시즌 3승을 수확했고 매킬로이는 지난달 텍사스 오픈 준우승 등으로 감각을 회복 중이다. 스콧은 마스터스 우승으로 자신감이 부쩍 커졌다.
'탱크' 최경주(43ㆍSK텔레콤)는 2011년 이 대회 우승의 기억을 되살린다는 각오다. 양용은(41ㆍKB금융그룹), 위창수(41), 배상문(27ㆍ캘러웨이), 노승열(22ㆍ나이키골프) 등도 상위 입상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