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진重 노사 벼랑 끝 대치

使 "정리해고 5일 통보" 勞 "지역 연대투쟁 돌입"

사측의 정리해고 명단 통보 방침에 맞서 노조가 지역사회와 연대투쟁에 돌입하기로 하는 등 한진중공업 노사가 새해 벽두부터 벼랑 끝 대치를 하고 있다. 3일 한진중 노사에 따르면 사측은 5일 부산고용노동청에 정리해고 계획 신고서를 제출하고 정리해고 대상자를 정해 해고를 통보할 예정이다. 사측은 한진중 생산직 근로자 1,200명 가운데 30%가 넘는 400명을 정리해고할 방침으로 지난해 12월24일까지 희망퇴직을 받았으나 목표 인원을 채우지 못해 12월31일까지 기간을 연장했다. 그러나 희망퇴직을 신청한 근로자는 3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측은 예정대로 정리해고 대상자를 정해 해고 예고 통보한 뒤 해고 인원이 확정되면 오는 2월7일자로 경영상 이유에 따른 해고를 강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단 한 명의 정리해고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타협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정리해고 통보 후 사측과 노조는 단 한 차례의 협상도 하지 않았다. 사측은 정리해고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회사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3,000억원대의 자산 매각과 부문 간 전출, 복지축소, 순환휴업 실시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으나 영도조선소의 고비용 구조에 따른 수주 부진으로 정리해고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사측은 "5월이면 영도조선소의 일감이 모두 소진되는 긴박한 상황이어서 회사와 근로자ㆍ협력업체가 생존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경영난이 '근거 없는 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은 "한진중공업이 1조원의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등 신용평가에서 A등급을 받는 우량 기업"이라며 "수주 부진 속에서도 잔여 물량만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영업이익 1,599억원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1조원이 투입되는 에너지 사업 신규 투자도 발표했으며 지난해 말 에너지회사에 총 160억원이 넘는 유상증자까지 해놓고 긴박한 경영난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사측이 정리해고를 통보할 경우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한 총파업과 대정부 투쟁으로 투쟁 수위를 높여나갈 전략이다. 이에 앞서 노조는 3일부터 5일 오전10시까지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철야 농성을 진행한다. 야4당 관계자들과 부산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함께 참여하며 저녁문화제와 촛불집회 등 다양한 투쟁을 전개한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공동행동은 한진중의 현 상황이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부산 경제의 위기임을 알리는 것"이라며 "부산시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공동행동이 끝나는 5일 다시 영도조선소로 이동해 정리해고를 막기 위한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후 총력 투쟁을 펼칠 계획이어서 해결의 실마리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구조조정을 놓고 한진중 노사 간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부산지역 조선기자재업체의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역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와 유관기관ㆍ정치권 등이 적극 나서서 중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산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부산시는 지역 최대 기업인 한진중 영도조선소를 회생시킬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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