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참여정부 2년' 성과와 과제

나성린<한양대 교수ㆍ경제금융학부>

참여정부 2년의 경제적 성과는 매우 실망스럽다. 우선 단기적으로 경제침체의 지속, 경제양극화의 심화, 서민빈곤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의 삶의 질의 저하를 초래했다. 특히 근래에 보기 드문 세계경제의 호황과 우리 경쟁 상대국들의 비약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5% 이하의 경제성장에 그친 것은 실패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도 우리 경제의 부의 창출세력의 경제의지를 꺾음으로써 성장동력의 퇴보를 가져왔다. 성장동력 퇴보·삶의 질 저하 그러면 이러한 실망스러운 경제적 성과의 원인은 무엇일까. 더욱이 연간 30%가 넘는 기록적인 수출증가세와 20회에 가까운 각종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경제침체가 계속됐고 서민빈곤층을 위한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가 심화된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참여정부는 그 원인의 상당 부분을 김대중 정부의 신용카드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신용불량자 양산과 대규모 가계부실로 돌렸다. 하지만 이것은 문제의 단면만을 보고 자신들의 근본적인 잘못을 간과하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지난 2년 동안 지겹게 들어온 내수의 부진에 있었다. 내수 중에서도 기업의 투자 부진, 특히 국내투자 부진에 있었다.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기에 고용과 소득이 올라가지 않고 그래서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돼온 것이다. 물론 가계부채 문제와 신용불량자 문제가 소비를 더 둔화시켰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소비는 기업투자가 증가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면 증가하게 마련이다. 그러면 20회에 가까운 정부의 지속적인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기업과 국민들의 불신, 그리고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한 기업과 시장의 우려 때문이었다.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리고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한 사람들을 정권이 앞장서서 폄하하는 사회적 분위기 아래서 어느 누가 투자를 하고 열심히 일하고 소비를 하고 싶겠는가. 올들어 참여정부가 뒤늦게나마 국정운영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상생과 타협의 정신을 바탕으로 경제살리기에 전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연초에 내수가 살아나는 듯한 조짐이 보이는 것이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물론 이번 내수회복의 조짐은 이러한 정부의 태도변화와 더불어 주가와 코스닥지수의 회복에 기인한 바 크다. 그런데 주가와 코스닥지수의 회복은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와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과 같은 정부의 부양책에 의해 불씨가 당겨졌다. 따라서 이러한 내수회복 조짐이 지속되고 궁극적으로 경제회복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주가와 코스닥지수 상승이 기업의 경영실적에 의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근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는 기업의 투자가 본격화돼야 한다. 그렇다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뻔하다. 경제 우선의 국정운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불요불급한 개혁입법의 무리한 추진을 지양함으로써 기업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규제완화등 기업 신뢰회복을 그리고 기업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공정거래, 환경,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최근 기업의 과거분식회계 2년 유예,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 추진 같은 정부여당의 실용주의적 노선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와 더불어 달러환율의 급격한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환율정책, 주식시장의 기반강화 정책, 중소기업 부실 해소와 생산성 향상 대책들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경제를 살리려는 진실하고 근본적이 노력이 선행될 때 재정확대와 조세감면과 같은 단기적 경기부양책도 효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투자와 소비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경제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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