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생산·수출차질 업계손실 눈덩이

자동차 4사의 전면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자동차업체의 손실이 급증하고 있다.특히 자동차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산업연맹이 파업의 명분을 「대우자동차 해외매각 반대」에서 여당후보의 16대 총선 낙선운동으로 확산시킴에 따라 대 정부투쟁으로 번질 공산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 4사 노조는 「대우자동차 해외매각=국내 자동차 산업 붕괴」의 지름길이라고 보고 총력을 다해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파업에 참가하는 노조원수가 줄고 있는데다 기간이 길어지면서 회사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등 파업 지속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아 장기화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 업계 파업 손실=2월 15일 대우차 부평공장 노조가 해외매각 반대를 내세우며 부분 파업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노조는 지난 6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역시 국내시장 점유율 1위업체인 현대자동차. 파업으로 180시간의 조업중단으로4만1,780대의 생산차질이 빚어지면서 4,336억원의 피해를 보고 있고 수출 역시 2만2,979대(2,385억원)의 손실을 나타내고 있다. 기아차도 1만6,837대의 생산차질로 1,569억원의 피해를 기록했으며 조업중단시간이 135시간에 달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승용차는 재고가 있는 편이지만 카렌스 등 레저용차량(RV)은 넉넉하지 않아 파업이 다음주까지 지속되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직접적 이해 당사자격인 대우자동차 역시 매우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대우차는 2월부터 시작된 부분파업으로 조업중단이 200시간으로 4사중 가장 많다. 대우차는 12일까지 1만3,540대의 생산차질로 1,375억원의 금액손실을 입고 있으며 수출의 경우 8,869대 생산이 이뤄지지 않아 85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내수재고는 4,442대로 3주정도의 물량을 확보해놓고 있는 반면 수출은 인기 차종인 씨에로 82대, 라노스 1,676대, 레간자 541대 등 3일치 물량인 2,229대밖에 남지 않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파업이 이번주말까지 지속될 경우 수출은 당분간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다음주에 조업에 들어가더라도 선적은 4월말이나 다음달초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대우차 관계자는『현재 채권단으로부터 최소한의 운영자금만을 지원받고 있어 생산중단으로 인한 판매대금 납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때는 최악의 경우 월급을 지급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얼마나 지속될까=이번 파업은 자동차 노조와 정부간 본격적인 힘겨루기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 4사노조가 소속된 민주노총 금속산업연맹은 12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여당후보의 낙선운동을 벌였다. 이날 서울 종로, 중구를 비롯한 수도권에서 여당 중진급 후보가 출마한 경합지역 20군데에서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의 부담성을 주장하는 유인물을 뿌리며 여당 후보 낙선운동을 강행했다. 이는 11일 상경투쟁까지 맞물리며 자동차노조의 행동이 공장 파업을 넘어 가두 시위 등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자동차 4사 노조는 대우차 문제는 채권단, 대우 구조조정협의회 등이 해결한 사안이 아니다며 정부가 직접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해외매각은 국내 자동차산업을 붕괴시키기 때문에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자동차 4사노조의 파업이 13일 투표일을 기점으로 수그러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대우·쌍용차를 제외한 현대, 기아차 노조원들사이에서는 장기파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매각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데다 파업 장기화로 기업의 손실이 더욱 커질 경우 향후에 있을 임금협상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대우차 채권단, 정부, 자동차 업계는 『파업이 이번주말까지 지속될 경우 전체적으로 7만1,370대의 생산차질과 4만여대의 수출차질이 불가파하다』면서『생산, 수출 손실이 1조1,0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금융, 보험, 정비 등 자동차연관산업의 심각한 타격도 불가피해 국민경제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파업장기화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인철기자MICHEL@SED.CO.KR 입력시간 2000/04/1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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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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