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처럼 술은 적당히 마시는게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술을 마시다 보면 기분에 `또 한잔..두잔..'하다가 정말 취하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된다.
취하게 되는 경우에 있어서 알코올이 많이 들어간 독주를 마실수록 빨리 취하게된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알코올 도수가 40도 가량인 위스키를 마시면 21∼25도인 소주보다 빨리 취하고 소주를 마시면 4∼5도인 맥주보다 빨리 취한다는 얘기다.
물론 맞는 말이다.
양주와 소주, 맥주를 같은 양을 마신다면 알코올이 많이 들어간 독주일수록 빨리 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잔으로 따지면 얘기는 달라진다.
위스키는 위스키잔으로, 소주는 소주잔으로, 맥주는 맥주잔으로 각각 같은 수의 잔을 마시면 취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다.
위스키잔의 경우 용량이 보통 35㎖, 소주잔은 60㎖, 맥주잔은 250㎖ 정도이기 때문에 한잔을 마실때 들어가는 알코올의 양은 큰 차이가 없어 위스키를 10잔 마셨을 때나 소주를 10잔 마셨을 때나 비슷하게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잔당 알코올 양은 위스키의 경우 35㎖의 40%인 14㎖이고 소주는 60㎖의 21∼25%인 12∼15㎖, 맥주는 250㎖의 4∼5%인 10∼12㎖ 가량으로 비슷하다.
이것은 잔에 넘칠 정도로 술을 가득 채웠을 경우이고 대부분 술을 마실 때 잔을 덜 채우기 때문에 실제 애주가들이 마실 때 잔당 들어가는 알코올의 양은 이보다 조금 적을 수 있다.
이같이 한잔을 마실 때 술 종류별로 알코올 함량이 비슷한 것은 술마다 적당한 알코올이 잔에 담길 수 있도록 주종에 맞는 잔이 고안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술은 제 잔에 마시는 것이 제격인 셈이다.
이를 무시하고 맥주잔에 소주나 양주를 부어 마시거나 한다면 빨리 취하려고 몸을 내던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하겠다.
다만 한잔을 마셔도 위스키 같이 독한 술을 마실 때 더 빨리 취하는 것 같은 느낌이 오는 것은 술에 알코올과 같이 섞여있는 물의 양이 독한 술일수록 적기 때문에 체내에서 희석이 덜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주류업체 관계자들은 술을 마실 때 안주를 적당히 먹고 술 마시는 속도를 천천히 하는 것도 술에 덜 취하는 방법이라고 권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