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배당금 10조원의 明暗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옛 거래소시장) 상장기업의 지난해 배당금 총액이 10조원에 이르러 사상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고 한다. 순이익에서 배당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배당성향은 20.2%이고 평균 배당수익률은 4.31%로 은행의 정기예금금리를 처음 웃돌았다. 배당금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무엇보다도 많은 이익을 남겨야 고배당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만큼 기업들이 열심히 경영을 해 좋은 실적을 올렸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또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선진국 기업들에 비해 소홀히 해왔던 주주중시 경영을 적극 실천한다는 측면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배당수익률이 은행 금리보다 높다는 것은 주식투자에 대한 매력을 높여 시중 부동자금의 증시유입을 가속화시킴으로써 증시 수요기반을 단단히 하고 자금의 선순환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고배당의 부정적인 측면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해가 갈수록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배당총액 중 절반가량인 5조원을 챙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외국인들의 주식보유 비중이 42%를 넘어섰고 특히 눈부신 실적을 올려 상대적으로 배당도 많이 하는 우량기업 주식 보유비중이 더 높은데 따른 것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대부분 60~70%에 달하는 실정이다. 배당의 외국인 편식현상은 정당한 투자의 결과란 점에서 문제가 될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부유출이라는 부정적인 측면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업의 투자여력을 감소시켜 성장잠재력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것도 고배당의 문제점이다. 주주들, 특히 지분율이 높아진 외국인들이 고배당 압력을 가하는 일이 많고 경영권 위협이나 주주들과의 마찰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기업으로서는 이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배당을 많이 하면 내부유보율이 떨어지고 투자도 줄어들 가능성이 큰 것이다. 주주중시 경영도 중요하지만 고배당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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