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스닥 '자금대란' 조짐

최근 코스닥등록업체들의 부도가 잇따르면서 부실 등록기업들의 연말 '자금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올들어 코스닥의 부도업체수는 31일 에이콘의 1차 부도가 최종부도로 이어질 경우 모두 8개로 늘어난다. 작년의 2개사(테크윈,프로칩스)와 비교할 때 크게 증가한데다 이달들어 코닉스,심스밸리, 소프트윈 등 3개업체가 잇따라 자금난으로 좌초함에 따라 부도 추세에 가속이 붙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실 코스닥업체의 자금사정이 이미 한계에 이르러 IT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까지 버티지 못하고 올해 말과 내년 상반기 사이 줄줄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부실 코스닥기업들은 등록때 확보한 '실탄'이 이미 바닥난데다 대부분 낮은 신용도때문에 은행 차입이나 회사채발행, 증자 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익성 악화와 대주주들의 전횡이 지속되고 사상 최대규모의 '주식납입금 사기사건'으로 사채시장마저 위축돼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 등록업체 33% 적자상태 99년말부터 대량으로 등록되기 시작한 상당수 코스닥 기업들은 현재 공모자금이거의 바닥난 상태다. 보통 공모후 2년 정도가 되면 공모자금이 소진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게다가 코스닥기업들의 수익성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전체 코스닥기업의 33%인 233개사가 적자였고 특히 벤처기업중 41%인 141개가 순이익을 내지못했다. 미국경기가 아직 불안하고 국내 대형기업들도 본격적인 설비투자에 나서지 않아 많은 코스닥기업들이 수익성 악화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벤처기업이라면 핵심기술을 가져야 하나 코스닥기업들의 상당수는 그렇지 못한 평범한 중소기업일 뿐"이라면서 "이런 기업들은 경기여건이 악화되면 심각한 타격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범규 삼성증권 연구원도 "거의 3년 가까이 IT경기 침체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여기에 벤처투자 급감, 과당경쟁까지 겹쳐 관련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대주주 부도덕도 문제 수익성문제 뿐만 아니라 대주주들의 부도덕성도 연이어 터지는 부도사태의 중요한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11일 최종부도처리된 코닉스의 부도액은 3억원에 불과했다. 이 정도 소액어음을 막지못해 부도가 난데 대해 시장에서는 '고의부도설'등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심스밸리도 10월 초 공시 당시 현금성 자산 103억원이 있다고 밝혔지만 16일 단2억4천만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냈다. 소프트윈은 지난 상반기 7억7천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이날 1차 부도가난 에이콘도 상반기기준 26억1천만원의 순이익을 낸 흑자기업이다. 에이콘은 표면적으로는 '거래업체의 부도에 따른 연쇄부도'라고 밝혔으나 이익을 내는 기업이 부도를 냈다는 사실에 투자자들은 어안이 벙벙하다. 심스밸리는 최대주주가 회사를 인수한 뒤 현금자산을 빼돌리고 고의부도를 낸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소액부도를 낸다는 것은 정상적 영업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뜻"이라면서 "회사에 재무제표상 드러나지 않는 다른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신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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