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위기의 휴대폰 부품사 "샤오미 납품길 뚫어라"

脫삼성 살아남기 고육책… 중국에 별도 영업팀 파견

현지공장 통해 문 두드려

中, 부품 국산화 아직 미흡… 첨단업종 러브콜도 이어져

레이 쥔 샤오미 대표가 지난해 9월 전략제품 Mi3 출시행사에서 제품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샤오미 홈페이지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로 위기에 휩싸인 스마트폰 관련 중소기업들이 '탈(脫)삼성전자'를 외치며 신흥 강자인 샤오미(小米) 납품을 위해 중국 땅을 찾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로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휴대폰 부품업체들이 중국에 영업팀을 파견하거나 현지 공장을 통해 샤오미 문을 두드리는 등 샤오미 잡기에 나서고 있다. 카메라 모듈업체인 A사 대표는 "중국 공장을 저가임금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시대는 끝난 것 같다"며 "중국 공장을 샤오미에 어필할 수 있는 영업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법인 직원들이 올 초부터 견적서를 들고 계속 샤오미 측과 접촉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용 마이크로폰 칩을 생산하는 B사 역시 기존 중국법인 3곳 외에 별도의 영업팀을 중국에 파견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은 기술력을 내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맥을 통한 거래가 중요한 시장"이라며 "기존 법인과 추가로 투입한 영업팀을 통해 샤오미의 OEM·ODM 업체부터 시작해 직접거래 형태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부품업체 C사 대표 역시 "삼성전자의 영향이 고스란히 중소업체들에 전해지고 있어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 부랴부랴 중국을 찾아 나서고 있다"며 "LG전자 물량이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삼성전자의 부진이 계속 이어진다면 샤오미 같은 뜨는 업체와 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미 샤오미에 진동모터 등을 납품하며 매출을 크게 늘리고 있는 기업도 있다. 코스닥 업체인 블루콤은 올 상반기부터 주력제품인 리니어 진동모터를 샤오미에 공급, 상반기 중국 매출이 18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3배(65억원)나 늘었다. 회사 전체 매출(922억원) 가운데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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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찬 신영증권 연구원은 "블루콤 매출의 25%가량을 차지하는 리니어 진동모터와 마이크로 스피커 매출의 약 40~50%가량이 샤오미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 내에서 부품 국산화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업종일수록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은 한둘이 아니다. 삼성전자에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공급하는 인터플렉스는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2·4분기 매출액은 2011년 3·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인천에 위치한 삼성전자 2차 협력업체 D사는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후발주자지만 뛰어난 기술력으로 성장세를 보이던 곳이지만 납품처를 다각화하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았다.

F-PCB업체 E사 대표는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생산시설을 늘렸지만 이후 물량이 계속 줄어들면서 인근 업체들 대부분은 30~40%까지 매출이 감소했다"면서 "라인 2개 정도로 운영하는 소규모 업체들은 줄줄이 공장 문을 닫거나 급한 대로 인원을 줄이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4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은 25%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의 스마트폰 수출 또한 지난달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35.5%포인트 줄었다. 이들의 중국 수출 또한 지난해보다 47.5%포인트 줄어들며 위기에 봉착했다. 반면 샤오미는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6%를 차지해 레노버와 화웨이를 제치고 세계 3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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