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우윳값 200원 인상' 싸고 신경전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서울우유가 추진 중인 9.5% 가격인상에 대해 거부의사를 표했다. 통상적으로 대형마트들은 협력사가 제품 출고가격 인상 계획을 알리면 협의를 거친 후 대부분 협력사 안에 따라 판매가격을 올리는 수순을 밟는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는 서울우유가 권고한 ℓ당 200원 소매가 인상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거나 알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우유 측 인상안대라면 현재 대형마트에서 2,150원인 1ℓ들이 흰우유는 오는 24일부터 2,350원으로 9.3% 오르게 된다. 그러나 대형마트들은 서울우유의 인상폭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사실상 납품가를 더 낮추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는 전날 농협이 1ℓ들이 흰우유 가격을 2,150원에서 2,300원으로 150원만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전국의 서울우유 판매 가격은 모두 동일한 데 서울우유 안대로 가격인상을 하면 대형마트 3사 제품 값이 농협보다 비싸지게 되기 때문이다. 고객 이탈 가능성도 있지만 ‘최저 가격’을 표방하고 있는 대형 마트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물가 안정의지에 화답하자는 의지도 담겨 있다. 그러나 농협처럼 자체 유통마진을 줄여 소매가를 낮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대형마트의 입장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민간 기업인 대형마트들이 정부의 통제를 받는 사실상 정부 산하기관이나 다름없는 농협처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애초 서울우유가 제시한 ℓ당 62원의 유통마진은 물류비, 인건비, 매장관리비 등을 감안하면 최소한의 마진 수준”이라며 “이를 농협처럼 50원 더 깎은 12원으로 한다면 손해를 보라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서민 고통분담 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이익축소는 감내할 수 있지만 손해를 보면서까지 장사를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일단 대형 마트들은 소매가를 2,300원에 맞추기 위해 서울우유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보겠다는 생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우유가 납품가를 더 깎기 어렵다고 버틸 경우 할인점들은 판촉비나 마케팅비를 더 지원받는다든가 하는 형식으로 손실을 보전받으려 할 것”이라며 “서울우유나 할인점이나 다 입장이 곤란한 상황이어서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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