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경영의 혁신방안

그러나 이 통계수치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제품에 대한 원가계산을 활동기준 원가계산방식을 적용, 보다 정확히 실시한 결과 이익이 많이 나는 상위20%의 제품이 기업의 순이익 규모의 300%나 되는 순이익을 창출해낸다는 점이다. 이는 나머지 80%의 제품은 잘하면 원가회수 정도나 하고 있거나 아니면 오히려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풀이가 된다. 즉 이들 80%의 제품은 기업의 순이익에 200%에 해당하는 만큼의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이렇게 기업의 이익에 공헌하기는 커녕 이익을 깎아먹는 하위 80%의 제품이 사라진다면 별다른 노력 없이도 기업의 이익은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미국의 프록터 앤드 갬블(P&G)사(社)는 자사(自社)의 제품 가운데 별 차이도 나지 않으면서 서로 다른 제품명으로 다양화돼 있던 제품배합을 단순화시킴으로써 수익성을 크게 개선한 바 있다. 다양하면서도 많은 상표의 제품군을 거느리고 있는 기업들에 이같은 기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은 제품 개개의 수익성은 따져보지 않은 채 성급하게 다품종화를 추구했거나 고객의 욕구에 너무 지나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다품종화하기 위해서, 또는 고객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양의 자원과 노력이 투입되어야 하는지를 간과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 테네시주(州)에 있는 한 은행에서는 양도성예금(CD) 부문의 수익성을 분석해본 적이 있다. 이 분석결과에 따르면 예금고객의 상위 30% 고객이 전체이익의 88%를 창출해주고 있으며 다음 40%의 고객은 이익의 19%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머지 30%의 고객은 오히려 은행측에 7%의 손실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측은 보다 자세한 분석을 통해 손실의 주범이 최소단위인 500달러짜리 양도성 예금증서임을 밝혀내고 양도성 예금증서에 대한 최소단위를 상향 조정,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 사실 「20/80법칙」은 제품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고객에게도 적용된다. 우수고객 상위 20%가 기업의 이익에 공헌하는 비중이 80%를 차지하고 그 나머지 80%의 고객이 기업의 이익에 기여하는 바는 20%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경우는 기업이 고객관리를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제품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여도가 낮은 고객에게 필요 이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음을 반증(反證)한다. 이같은 통계결과를 놓고 볼 때 우리 기업들도 이제는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라고 여겨진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정확한 제품(서비스)별 원가계산이 선행되어야 하며, 가격 재조정, 제품생산공정 개선 및 재설계, 제품믹스 재검토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제품(서비스)의 퇴출만이 해결책일 경우에는 그렇게 해서라도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과감한 의사결정도 필요하다. 기업경영에서의 혁신방안은 현 상황 속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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