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7월로 예정됐던 의료보험 약가 인하와 수가 인상 조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따라서 그 시행시기도 9∼10월께로 늦춰질 전망이다.보건복지부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의보수가 인상을 보험약가 인하와 연동시켜 조정하려 했으나 수가 인상이 물가상승과 의료보험료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재정경제부와 소비자·시민단체의 반대에 따라 7월 시행은 물리적으로 어려워졌다.
정부와 시민단체 등은 수가 및 약가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수차례 열었으나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자 최근 실무위원회를 구성, 병원경영의 합리화·보험급여 확대 등을 먼저 논의키로 합의했다.
이에따라 수차례 연기를 거듭해온 보험약가 인하시기는 빨라도 9∼10월께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그동안 의료기관들의 경영수지 적자를 의약품에서 보전하던 기존 관행을 없애기 위해 약가를 30.7% 인하하는 대신 병원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감안, 의료수가를 15.8% 인상해 손실을 보전하려는 연동 방침을 고수해왔다.
복지부 강윤구 연금보험국장은 『보험약가 인하는 의약분업 등 의료제도 개혁을 위한 출발점』이라며 『의료기관이 의약품에서 마진을 남기지 않고 수가를 통해 경영을 보전해야 한다는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경부는 『물가상승 요인이 3% 발생,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수가인상을 전제로 한 보험약가 인하에 반대해왔고 시민·소비자 단체들도 『수가 인상과 약가 인하 문제는 별개 사항』이라고 전제, 연동방침에 강력히 제동을 걸어왔다.
시민단체들은 특히 『약가는 즉각 인하하되 수가는 의료기관 경영의 투명성 등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될 때까지 충분히 검토한 후에 최소규모로 조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실련 김승보 정책실장은 『수가 인상에 앞서 병원의 의료보험 비급여부분 확대로 인한 소비자 부담증가와 진료비 과다청구 등과 같은 고질적인 병원부조리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면서 『의료기관의 경영상 투명성 확보가 전제된 다음에야 의보수가 인상은 논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신정섭 기자 SHS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