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금융트렌드] 돈 내는 기간 줄고 받는 기간 늘고… 신연금저축 가입하세요

연령따라 세혜택 강화<br>중도인출 기능 생기고<br>가입 나이제한 없어져<br>노후대비·절세에 '딱'



직장인인 이(40) 모씨는 노후를 생각해 연금저축에 가입할 생각이다.

그런데 연금저축의 의무납입기간이 10년이라는 점이 너무 부담됐다. 지금 수입은 월 600만원이 넘지만 앞으로 회사 생활을 얼마나 할지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 일찍 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것이 후회됐다.

그런데 얼마 전 은행에 갔다가 의무납입기간이 기존 연금저축보다 절반으로 준 상품이 나왔다고 해서 귀가 번쩍 뜨였다. 이 씨는 아이들 사교육비를 줄여서라도 5년간 반짝 납입할 요량으로 그 상품을 점 찍었다. 그는 "일단 수입이 많을 때 최대한 납입기간을 줄여 돈을 납입하고 노후에 연금으로 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저성장ㆍ저금리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고령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더 오래 살게 되지만, 노후 준비는 여전히 미흡하다. 예전처럼 금융 상품의 금리가 높지 않기 때문에 절세는 더없이 중요해졌다. 노후 대비와 절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더없이 좋은 상품이 바로 연금이다. 특히 최근에 나온 신연금저축은 여러모로 유익하다.

연금저축 앞에 '신'이란 접두사를 붙인 이유는 기존 연금저축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상품이란 의미가 담겼다. 기본적으로 연금저축이란 일정기간 돈을 납입하면 만 55세 이후부터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신연금저축은 노후준비를 미처 하지 못한 40~50대도 가입이 가능하도록 납입기간을 줄이고, 연금 수령기간은 더 길게 설계됐다.

말 그대로 연금의 취지를 살리되, 빡빡한 납입 조건은 풀어주는 식으로 짜였다.

은행 관계자는 "신연금저축은 적립기간이 줄어들고 세제혜택이 강화되면서 노후 대비와 절세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돈 내는 기간은 줄고 연금 받는 기간은 늘어나=기존 연금저축에 비해 상품 가입 조건이 소비자 관점에서 많이 완화됐다. 대표적인 게 의무납입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줄였다는 점이다. 또 연금수령 기간은 기존 55세 이후 5년 이상에서 10년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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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낼 때는 가입이 늦은 고객을 위해 납입기간을 줄였고, 연금을 받을 때는 월 수령액이 적더라도 고령화라는 추세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오랜 기간 동안 받도록 한 것이다.

연간 납입한도도 기존 연금저축이 1,200만원이었는데 반해 신연금저축은 1,800만원으로 600만원이 많아졌다. 특히 분기당 300만원으로 제한된 납입한도제한도 없앴다. 분기한도가 없기 때문에 여윳돈이 있을 때 더 납입할 수 있다.

◇연령에 따라 세제혜택 달리 적용=연금저축 수령액에 대한 분리과세 한도도 확대됐다.

이전에는 사적연금(연금저축, 연금보험, 연금펀드)과 공적연금(공무원연금, 국민연금 등)을 합산하여 600만원이 초과되면 종합소득세 신고대상이었다.

그러나 개정세법에서는 공적연금을 제외한 사적연금이 1,200만 원을 초과한 경우에만 종합과세 대상이다. 그만큼 국민연금수령자의 연금소득 종합과세에 대한 부담이 줄게 된 것이다. 연금수령액에 일괄적으로 5.5%씩 부과되던 연금소득세도 나이에 따라 3.3~5.5%로 차등 적용된다. 70세까지는 종전처럼 5.5%의 소득세를 부담해야 하지만 71세부터는 4.4%, 81세부터는 3.3%만 내면 된다. 한 마디로 연금을 길게 받으면 받을수록 세금도 줄어드는 구조다.

◇기존에 없던 중도인출도 생겨=기존 연금저축에는 없던 중도인출 기능이 추가된 것도 신연금저축의 강점이다. 연간 납입한도인 1,800만원을 적립하고 소득공제한도 400만원을 제외한 1,400만 원은 상황에 따라 세금 부담 없이 일부 인출할 수 있다.

반면 소득공제를 받은 돈을 인출할 경우에는 기타소득세(22%, 지방소득세 포함)가 부과되며, 과세대상금액이 300만원을 넘을 경우에는 종합과세신고를 해야 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은행 관계자는 "연금저축 가입을 하는데 걸림돌이었던 중도인출 금지가 완화돼 유동성 측면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만 18세 이상이던 나이 제한도 없어졌다. 어릴 때부터 연금저축으로 목돈을 불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또 부부 가운데 한 쪽만 연금저축에 가입한 경우도 종전에 비해 노후가 든든해지게 됐다. 기존 연금저축은 가입자가 사망하게 되면 해지하고, 연금소득세를 청구해 종합과세대상이 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한꺼번에 목돈을 받으면서 세금을 내고 더불어 연금 수령도 하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반면 신연금저축은 가입자 사망시 배우자가 승계해 추가 불입이 가능하고, 연금 수령 개시 후 사망했다면 사망일 당시 연금수령연차로 계산돼 배우자에게 연금이 지급된다.

은행 관계자는 "국민연금, 퇴직연금만으로는 은퇴준비를 하기에 부족하다고 느낀 고객들이 많아 가입이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가입 요건 등이 예전보다 많이 완화돼 당장 여유 자금이 있지만 노후 준비가 미흡했던 고객들의 가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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