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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시대 그린칼라가 뜬다] 수질관리업무 임현 수자원公 대리
입력2009.01.18 14:59:18
수정
2009.01.18 14:59:18
미래 환경산업의 역군… 깨끗한 물공급 '보람'<br>"수돗물 250여가지 수질검사 거쳐 깨끗하고 안전해요" <br>수처리 분야, 민간기업 진출·해외시장 개척등 전망 밝아
| 경기도 안산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한국수자원공사 반월정수장의 임현 대리가 팔당댐에서 끌어 온 원수의 수질을 검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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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녹색 뉴딜정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녹색 비즈니스를 이끌 ‘그린칼라(green collar)’가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저널리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최근 펴낸 저서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원제 Code Green)’에서 “세계에서 가장 그린(green)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으며 그린에너지산업을 이끌 그린칼라가 많은 나라가 미래를 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루ㆍ화이트칼라와 금융업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조하는 ‘골드칼라’에 이어 그린칼라가 미래 산업발전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ㆍ환경ㆍ교통 등의 분야에서 일하는 그린칼라를 만나 개인적인 포부와 직종의 미래를 알아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저는 집에서 수돗물을 그냥 마셔요. 250여개 항목의 까다로운 수질검사를 거친 수돗물은 정말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에요.”
한국수자원공사 반월정수장에서 수질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임 현(28) 대리는 수돗물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지독한 불신에 대해 아쉬움이 많다. 우리 국민들 가운데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비율은 1%대에 불과하다. 임씨는 “아마도 수돗물을 직접 음용하는데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서운하지만 국민 인식을 바꾸려면 수도사업자가 더 노력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수 상태 따라 최적의 정수공정 결정=임씨는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했다. 어렸을 때부터 샴푸 대신 비누로 머리를 감았을 만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대학에서 대기ㆍ폐기물ㆍ수질ㆍ토양ㆍ소음진동 등 분야를 놓고 진로를 저울질하다 깨끗한 물을 생산해서 공급하는 일이 보람있겠다 싶어 수질관리쪽을 택했다.
임씨는 2004년 수자원공사에 입사해 반월정수장에 배치됐다. 반월정수장은 팔당댐에서 원수를 끌어다 정수한 뒤 안산지역에 공급한다. 그는 원수의 수질상태에 따라 약품의 종류와 강도ㆍ배합순서 등을 결정해 최적의 수돗물을 만드는 공정을 관리한다.
“수돗물을 만드는 원수는 늘 수질이 변합니다. 그 때마다 정수공정을 달리해야 합니다. 모든 공정이 자동화돼 있지만 사람이 먹는 물을 기계에만 맡겨둘 순 없죠.”
반월정수장은 지난해 고도정수시설을 도입해 수돗물 품질을 개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공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어서 수질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임씨는 “현장에 한 번 갈 것을 두 번 가야 하고 부하가 많이 걸린다”면서 “그래도 지난해 수도권 정수장 수질평가에서 1등급을 받아 보람이 크다”고 자랑했다.
수자원공사에서 수질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여성은 줄잡아 30여 명. 아직 전체의 10% 안팎에 불과하지만 최근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실험이 많아 야근이 잦지만 여성이어서 특별히 힘든 점은 없다. 임씨는 “5년마다 순환근무를 하기 때문에 올해 지방으로 발령날 것 같다”며 “결혼한 직원은 주말부부가 될 수밖에 없는데 아직 미혼이라 괜찮다”며 웃음지었다.
◇민간기업 참여, 해외시장 개척 등 전망 밝아=수질관리 업무를 하는데 특별한 자격조건이나 전공 제한은 없다. 환경공학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화학ㆍ생물학ㆍ식품영양학ㆍ농공학 등 유사 학과 출신도 진출할 수 있다. 수처리 분야의 자격증이 있으면 입사전형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고 입사 후에는 자격수당을 준다. 임씨도 대학 재학 중 수질환경기사 자격증을 땄다. 수처리 분야의 자격증으로는 수질환경산업기사(전문대졸 이상)와 수질환경기사(4년제 대학 졸업)가 있다.
정수장에서 2년 이상 근무하면 정수시설운영관리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고, 5년 이상 지나면 상하수도기술사 자격증을 딸 수 있다. 입사 6년차인 임씨는 올해 상하수도기술사 시험에 도전할 계획이다.
임씨는 “환경오염이 갈수록 심화돼 상수원의 수질이 계속 나빠질 것”이라며 “좋은 물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많아지면서 정수장 수질관리가 더욱 엄격해질 수밖에 없어 수질관리 업무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자원공사는 지방자치단체를 제외하면 국내 유일의 수처리기업이다. 수질관리 분야에 진출하려는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장이다. 수자원공사가 아니더라도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많다. 환경영향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나 하수처리장, 수처리시설 설계ㆍ시공업체에서도 수요가 있다.
민간기업들이 수처리 분야에 진출하려고 눈독을 들이고 있고 수자원공사도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분야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임씨 역시 해외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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