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CB 저가발행 관련자 유죄"
검찰, 삼성그룹으로 수사 확대…삼성그룹 항소여부 검토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이재철기자 hummi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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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 저가발행과 관련, 이건희 회장 등 삼성그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4일 법원이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씨 등에게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저가에 배정한 혐의로 기소된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 등에게 유죄를 선고함에 따라 CB 저가 배정을 둘러싼 삼성의 공모관계 규명을 위해 수사를 전면 확대하기로 했다.
정동민 금융조사부장은 "이번에 유죄 판결을 받은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 등의 공판은 삼성그룹의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를 수사하기 위한 물밑 단계였다"며 "이제부터는 에버랜드 CB 발행의 조직적인 배후를 캐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이혜광 부장판사)는 이날 삼성 에버랜드 CB 저가발행을 통한 지분 변칙증여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사장(전 에버랜드 사장)과 박노빈 에버랜드 사장(당시 상무)에 대해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씩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이 에버랜드의 주식을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7,700원이라는 가격으로 이재용씨 등에게 발행, 재용씨 등이 불과 100억원도 채 안 되는 돈으로 에버랜드 지분 64%를 취득하게 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는 결과적으로 재용씨 등이 에버랜드 지배권 확보에 필요한 실제 인수대금과 납부한 금액간 차익이 회사의 피해로 이어진 만큼 피고인들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이날 "판결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변호인단과 상의해 항소 여부 등 향후 대응방침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검찰도 이번 판결에 대해 "허씨 등에게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한 것은 수긍할 수 없다"며 '특경가법상 배임죄'를 적용해달라는 취지의 항소장을 서울고법에 제출했다.
입력시간 : 2005/10/04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