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투신 구조조정] "지급능력 바닥" 일부사 퇴출설도

주식시장에서는 정부의 각종 예방조치에도 불구하고 투신권의 수탁고 감소가 멈추지 않을 경우 투신의 지급능력이 바닥나고 이는 11월초 대우채권에 대한 80% 지급에 따른 대량 환매사태와 어울려 투신 구조조정을 앞당길 것이라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금감위에 대해 투신에 대한 조기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그러나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16일 투신 구조조정과 관련, 『당초 방침대로 채권 시가평가가 전면적으로 실시되는 내년 7월이후 구조조정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투신 구조조정 조기실시설=투신권의 수탁고 이탈현상이 계속 되고 있다. 이달들어 공사채형 수익증권은 1일부터 13일까지 장기가 2조3,594억원, 단기가 3조4,518억원이 줄어드는등 총 5조8,112억원이 줄어들었다. 투신권에서는 현재 대우채권 부분에 대한 50% 지급에도 불구하고 하루 5,000억~8,000억원 규모의 자금이탈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신권에서는 대우채권 부분에 대해 80%가 지급되는 시기인 11월12일이후의 대란설, 투신 구조조정설등 각종 풍문이 난무하면서 시장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부 지급능력이 바닥나는 투신사를 중심으로 몇몇 투신(운용) 퇴출설, 대형투신 합병설과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설등이 나오고 있다. 16일 채권시장에서도 투신사들이 환매사태와 구조조정에 대비해 현금확보 차 원에서 채권을 투매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금리가 급등하고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정부입장=공식적으로는 李위원장의 언급처럼 내년 7월 채권 시가평가제가 실시되는 때에 맞춰 구조조정을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투신권은 장부가 평가방식, 즉 채권 매입당시의 수익률에 맞춰 매일매일 이자를 일할계산해 덧붙여주는 방식으로 펀드 수익률을 계산하고 있다. 이같은 채권평가방식에 따라 시중 금리의 변화나 채권의 부실정도가 정확하게 펀드 수익률에 반영되지 못한다. 내년 7월 채권 시가평가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되면 바로 시중실세금리 동향과 채권의 부실정도가 바로 펀드 수익률에 반영되는 만큼 투신사마다 그동안의 가려진 부실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 이는 투신사들 가운데 옥석을 구분하는 경향으로 나타나 자연스럽게 고객들이 외면하는 투신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것이 금감위의 기본입장이다. 그러나 대우사태에 따라 상황이 급변했다. 환매사태가 조기에 발생하고 투신 부실이 조기에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현재 투신권의 문제를 유동성 문제, 즉 일시적으로 현금흐름이 막혀 발생한 문제로 파악하고 이를 제대로 뚫어주면 내년 7월까지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그동안 은행권의 투신사보유 회사채 및 국공채 직접 매입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투신 유동성 확보방안에 주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우채권에 대해 80%, 95% 환매에 따른 부실은 기본적으로 판매사인 증권사, 운용사인 투신(운용)사에서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한마디로 말하면 재벌계열 증권사나 투신사들은 그룹차원에서 부실을 분담하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문제는 대형 투신사로 귀결된다. 현재 금감위에서 구상중인 방안은 투신 부실해결을 위한 구조조정 방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고 투신사 신뢰회복방안, 투신 유동성 확보방안에 중점을 두고 있다. 투신 유동성 강화를 위해 금감위는 빠르면 이번주중 투신사에 비과세 채권저축등 신상품 취급을 허용할 방침이다. 24.2%의 이자소득세,주민세가 완전 비과세되는 신상품을 통해 투신에 신규자금유입을 유도하려는 입장인 것이다. 우선 투신에 비과세 채권저축등 신상품을 허용하면서 시중자금이 다시 투신권으로 유입되는 지의 경과를 지켜본 뒤 이후 상황에 대처한다는 것이 금감위의 기본입장이다. ◇전망=정부의 이같은 「상대적인 낙관」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11월 대란설, 투신 구조조정 조기착수설등에 따라 술렁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도 다시 폭등세로 돌아서고 주식시장은 16일 폭락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투신 유동성 지원대책과 금융기관에 대한 사실상의 환매제한 지속으로 투신 위기가 당장 가시화될 가능성은 없지만 투신사들에 대한 신뢰가 다시 회복되지 않을 경우 11월 대란설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투신 구조조정이나 11월 대란설의 가시화여부는 주가, 금리등이 바로미티가 될 전망이다. 금리가 폭등세를 지속하면 투신의 펀드수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환매사태를 부추기고 주가역시 크게 하락하면 주식형 펀드마져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투신의 유동성 지원과 함께 시장안정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李위원장은 16일 『시장의 안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시장이 무너지면 모든 것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안의식기자ESA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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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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