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들어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면서, 증권산업도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증권사들은
▲수익성 악화
▲경쟁 심화
▲구조조정 미비
▲사업다각화 부진 등으로 장기불황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증권사의 점유율 확대
▲방카슈랑스 등 금융겸업화로 인한 진입장벽 완화
▲수수료율 하락
▲전산투자 증가로 인한 비용부담 등으로 생존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선
▲증권사간 합병
▲투자은행업무의 강화
▲직접금융시장 진출 등 산업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도 증권산업의 구조조정을 생존의 필수조건으로 꼽고 있다. 정부는 우선 대형 리딩 증권사를 만들어 투자은행(Investment Bank)으로 발전시키면, 국내 기업금융 시장을 선도하고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해 금융업종 간의 진입장벽을 없애고 증권사를 무한 경쟁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현재 42개에 달하는 금융관련법을 기능별로 전면 개편ㆍ통합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금융규제를 완화하고 업무간 칸막이를 제거, 업계간 경쟁을 더욱 가열시킨다는 전략이다.
증권사들이 국내외 금융기관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선 위탁수수료 중심의 단순 중개영업 관행에서 벗어나, 대형화를 통한 종합화 전략과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화 또는 특화전략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21세기가 요구하는 증권사는
▲월등한 자본력을 발휘하던지
▲탁월한 업무수행능력을 경쟁력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증권산업의 재편은 짧은 시간 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우선 국내 금융시장이 아직도 직접금융보다 간접금융 위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은행 업무가 발달할 수 있는 사업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다. 또 시장점유율을 잠식당하고 있는 증권사가 늘고 있고,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독자생존이 어려운 증권사들이 합병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움직임은 정부가 원하는 대형 증권사들간 합병을 통한 투자은행의 출현보다는, 대형사가 중소형사를 인수하거나 중소형사끼리 상호 합병하는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이 요구하고 있는 증권산업의 미래인 투자은행ㆍ대형화ㆍ글로벌화를 위한 증권사들의 생존을 건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