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총성없는 사이버전쟁 비상

미국이 두개의 전쟁 준비에 분주하다. 걸프 지역에서의 전쟁과 사이버 전쟁이 그것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추진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슬람 출신 프로 해커들의 범죄행위가 눈에 띄게 증가, 사이버 상에서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미 정부와 군 관련 컴퓨터에 해커들이 침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과 관련, 이 같은 범죄가 이라크 출신 해커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미국의 사이버 국가 안보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정보통신(IT)의존도가 높은 미국의 경우 사이버 테러 공격이 물리적인 테러 범죄에 버금가는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경각심이 새삼 높아지고 있는 실정. 런던소재의 보안전문업체 `mi2g`는 그동안 해킹의 대부분이 금융 범죄나 기업 정보 유출 등 경제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최근 들어 이슬람 단체들의 `정치적인 해킹`사례가 급속히 늘고 있다는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미국의 이라크공격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사이버 범죄 건수가 사상 최대인 1만6,559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들 중 상당수가 이슬람권 단체에 의해 행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것. mi2g가 탐지해낸 이들 단체 중 대표적인 해킹 그룹이 옛소련 출신의 이슬람 해커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유닉스 안보경비대(USG)`와 파키스탄에 근거를 둔 `해커 연방정부(FBH)`, 역시 파키스탄 이슬람 해커들의 `벅스(The BuGz) 등. 특히 USG의 경우 지난 10월에만 1,511건의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에는 수십개의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메인 호스트 서버를 공격,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 경우도 포함된다. 미국, 영국 등 수백개의 웹사이트들에 팔레스타인의 해방과 이라크 전 반대 메시지가 나타나는 바이러스를 유포한 사례도 있다. “미국, 너희들은 전쟁범죄를 저지르려고 하고 있다. 영국, 너희는 미국에 종속됐다”는 메시지가 뜨는가 하면 최근 미국의 통신 회사 버진 모바일의 사이트에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는가? 이 아이들에게 폭탄을 퍼붓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나타나는 등의 큰 혼란을 초래한 범인 역시 USG로 지목되고 있다. mi2g는 이들 이슬람권 해커 조직이 인터넷 인프라의 취약성을 노리고 있다고 경고하고 인터넷 IP주소를 추적한 결과 사우디 아라비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을 경유한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같은 사이버 안보의 필요성이 증대되자 미 정부역시 대책마련에 서두르고 있다. 최근 신설된 미 국토안전국은 FBI, 미 중앙정보국(CIA)과 공조, 컴퓨터 통신망 점검등에 적극 나서는 등 미국 영토뿐 아니라 사이버 세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테러 예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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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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