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이기심을 좇을 때 '어리석게 이기적'이 되어서는 안 되고, '지혜롭게 이기적'이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어리석게 이기적이 된다는 것은 좁게 근시안적으로 우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혜롭게 이기적이 된다는 것은 좀 더 넓은 관점을 택하며 장기적으로 우리 자신의 개인적 이익이 모든 사람의 행복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넓은 바다와 같이 넓고 큰 덕의 스승'이란 뜻의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의 종교와 정치 지도자를 일컫는다. 이 책의 저자인 텐진 갸초는 1935년 중국 티베트족 자치구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1940년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된 이래 종교·정치 지도자로서 평생 티베트인의 삶과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 1994년 세계안보 평화상·루스벨트 자유상, 1989년 노벨평화상, 2012 칼라차크라축제 마하트마 간디 국제 화해와 평화의 상 등을 수상했다. 2011년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망명 정부 지도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스스로 이제는 노인이며 인도에서 가장 오래 머문 손님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그러나 그는 무겁거나 어둡지 않다. 그에게선 50여년 인도에 머물며 조국 티베트의 독립과 미래를 위해 헌신해온 고단한 삶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인류의 평화와 행복에 종교 간의 반목이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하며 그 대안이 무엇인지를 모색하고 있다. 종교백화점이라고 불릴 만큼 수많은 종교가 혼재하는 한국 사회에서도 종교는 한 사람의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토속신앙부터 기독교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종교는 여러 폐단을 야기하는 동시에 종교간 분쟁까지 초래한다.
그래서 그는 전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된 오늘날 지역적, 혹은 종교적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이어 하나의 도덕과 종교를 기준으로 세상을 평가하지 말고 세상의 빠른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만이 갈등으로 인해 초래되는 사회적 불안과 분열을 치유하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라고 말한다. 1장에서는 '현세주의'에 대해 설파한다. 종교가 있든 없든 서로 관용과 존경을 나눠 그 바탕에 종교를 넘어선 현실인식과 개인의 내적 각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종교는 곧 도덕이라는 오랜 생각에서 벗어나 종교가 가진 본래 가치인 자비심과 사랑으로 서로를 이해한다면 평화롭고 행복한 미래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2장에서는 내적 가치를 어떻게 고양시키고 이를 행동으로 어떻게 옮길 수 있는지에 대해 달라이 라마가 고민한 내용이 담겼다.
1만 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