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0년대까지는 특별히 조작되지 않은 일상적인 조건아래서도 인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 지능형시스템연구부문의 목표다. 로봇자체의 기술적 문제와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당분간은 인간의 통제를 받아야 하지만 앞으로 20년 안에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히라이 시게오키(平井成興) 지능형시스템연구부문장은 “우선 경비나 안내 로봇을 만드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라면서도 “향후 인간의 작업을 돕고, 더 나아가 인간을 돌볼(care) 수 있는 로봇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구진의 대표적인 작품은 인간형 로봇인 ‘HRP시리즈’다. 연구진은 지난 98년부터 ‘인간 협조ㆍ공존형 로봇시스템 개발’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HRP(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 프로젝트에 민간기업 및 대학 등과 공동으로 총 10억엔을 투자했다. 이를 위해 가진 힘의 강약을 조절해 행동할 수 있는 능력, 외부충격에 대한 균형유지, 3차원 공간인식, 음성인식 등의 연구가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R&D)된 로봇기술을 실제 상용화로 연결시키는 것도 최근 AIST의 핵심과제로 됐다. 연간 3억원의 민간위탁을 포함, 총 30여억원(3억2,000만엔)의 예산을 쓰고 있으면서 상용화가 부진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HRP 사업이 산학연 공동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연구비 조달뿐만 아니라 응용기술의 활용측면에서 중요한 셈이다. 히라이 부문장은 “최첨단 로봇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하는 것이 AIST의 임무”라면서도 “이를 상용화함으로써 로봇을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특성상 외부 기관과의 공동개발ㆍ기술이전도 적극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AIST는 도쿄에서 동북쪽으로 60㎞ 정도 떨어진 이바라키현에 위치하면서 크고 작은 130여개의 전문연구단위(유닛)를 갖고 있다. 이중 지능형시스템연구부문은 일본 로봇연구의 핵심으로 정규직 연구원 66명을 포함해 모두 120여명의 연구원들이 있다. AIST의 로봇연구 분야는 산업용 로봇에서 각종 정밀로봇, 인공지능, 휴머노이드까지 망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