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업인 "정책, 현실 못따라가" 박원순 시장 "밤새서라도 의견 들을 것"

■ 서울시-서울경제 공동주최 '원순씨, 경제인 100人에 듣는다'<br>금형 등 뿌리산업 육성…명장 지정해 연금 지급<br>잠재력 있는 중기홍보 市가 직접 지원했으면<br>창업초기 보조에 치중…기존기업 지원 확대를

서울시와 서울경제 공동 주최로 15일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원순씨, 경제인 100인에게 듣는다' 간담회에서 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이 기업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사장-뿌리산업 육성 차원 名匠 지정 연금주자

장순옥 장수산업 대표-잠재력 있는 중기홍보 市가 직접 지원했으면


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대표-창업초기 보조에 그쳐 기존기업 지원 확대를

이병주 플래닝코리아 회장-세계청정에너지거래소, 서울 설치해 이목 끌자


"주고나 금형 등 뿌리산업은 제조업의 핵심 경쟁력인데, 국내 인력은 점점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뿌리산업에 젊은층이 관심갖도록 해 미래인재를 육성해야 하는데, 뿌리산업 기술자중에 명장 등을 선정해 체육연금과 같이 연금혜택을 주는 제도를 도입하면 어떨까요."(송공석 와토스코리아 사장)

"신생 벤처기업 지원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단기성과를 기준으로 한 게 많은데 중장기적 평가기준을 마련해 지원하는 게 바람직해 보입니다. 또 벤처기업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은 물론 이들에게 투자하는 엔젤투자자에게도 세 혜택을 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박동현 하이코어 대표)


서울형 창조경제 모델 실현을 위한 기업인들의 톡톡튀는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15일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원순씨, 경제인 100인에게 듣는다' 행사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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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와 서울시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는 서울형 창조경제 모델 실현을 위해 경제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국내 기업대표와 임원 100여명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경영 현장의 애로사항과 개선점, 그리고 서울형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갖가지 제안들을 허심탄회하게 제시했다. 박 시장은 이날 제기된 제안들을 일일이 메모해 가며 "소중한 의견들을 반드시 정책에 반영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박수를 받기도 했다.

◇기업인들, 현장의 애로 솔직히 털어놔=이날 행사에서 기업인들은 몸으로 느낀 애로사항들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서울시의 지원을 당부했다. 허제 엔피프틴(N15) 대표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기업의 경우 제품 제작 및 테스트 비용이 너무 크다"며 "하드웨어 스타트업 발전을 위해 자금조달 등 적극적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장순옥 장수산업 대표는 "서울시와 박 시장이 잠재력 있는 강소기업들의 홍보마케팅을 직접 지원해 주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대표는 "서울시의 지원 정책은 창업 및 초기기업 육성에만 치중해 있다"며 "기존 기업들 중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기업들을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기존 기업에 대한 지원확대를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개별 사업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송태준 대림산업 상무는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에너지살림 도시서울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융합이 핵심이라며 "서울시 관련부서는 물론 시·구청 간 유기적 협력체계가 필요하고 시민홍보 강화도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송 상무는 특히 가로주택정비사업 실효성 제고를 위해 미분양주택 매입한도와 층수제한 완화 등의 규제완화를 건의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규제완화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있어 어렵지만, 재산세 감면이나 용적률 완화 등 간접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관광 활성화 제언도 이어져=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서울이 관광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참여 기업들인들은 대부분 걱정을 표시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제안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컨설팅회사인 올리버와이만의 백상현 전무는 "관광도시 서울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중위생과 도로질서 수준의 제고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서울 시내 모든 요식업소와 공공시설 화장실에 거품 비누와 1회용 전기수건 구비를 의무화하고 도로질서 확립을 위해 교통규칙위반 범칙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화장실 문화가 이미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다고 생각했지만, 외국인이 보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로 신선하다는 반응이 즉석에서도 나왔다. 이병주 플래닝 코리아 회장은 "서울을 전 세계인이 한번은 꼭 와 보아야 하는 문화와 예술, 감성 경제가 어우러진 신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기존 자원에 더해 태양광, 탄소, 수소 세계청정에너지거래소를 서울에 설치할 것 등 깜짝 제안을 해 눈길을 끌었다.

◇침체 산업 활성화 키워드는 '콘텐츠'=사회적 약자인 노인층과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서는 공예산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참신한 제안들도 이어졌다. 박선우 한국 공예연구소 소장은 "침체를 겪고 있는 공예산업과 사회문제로 대두된 노인 문제를 연계해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노인을 위해 공예교실을 만들어 이곳에서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서울공예 명품을 제작하게 함으로써 노인과 장애아들을 위한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장난감, 캐릭터 피규어 등 수만 점의 캐릭터를 모아서 전시하는 박물관인 토이키노 뮤지엄의 손원경 대표는 창신동 장난감 거리를 활성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어른들을 위한 키덜트(kidult) 산업은 미래 유망 산업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며 "창신동 장난감 거리를 단순히 장난감 제작과 판매만 하는 장소가 아니라 장난감을 통해 여가를 즐기고 지적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각각의 제안에 대해 세심하게 들은 후 소관부처 실무자에게 직접 검토 지시를 내리겠다며 화답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참석 경제인들과 1시간이 넘는 만찬을 이어가며 다양한 제안을 청취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제시된 다양한 제안들은 실부부서의 검토를 거쳐 서울형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정책으로 만들어 질 것"이라며 "이번 행사가 마지막이 아니라 경제인들의 의견청취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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