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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정광화 표준과학연구원장

"노벨상 수상자 2020년 배출 자신" <br>'질량' 부문 새 定義에 도전<br>초음파등 삶과 직결된 분야, 표준 제정에도 적극 나설것<br>과학인프라 투자 더 늘려야 과학기술 한단계 도약 가능


[월요초대석] 정광화 표준과학연구원장 "노벨상 수상자 2020년 배출 자신" '질량' 부문 새 定義에 도전초음파등 삶과 직결된 분야, 표준 제정에도 적극 나설것과학인프라 투자 더 늘려야 과학기술 한단계 도약 가능 대담 : 박민수 사회부장 minsoo@sed.co.kr 정리=박희윤 기자 hypark@sed.co.kr 사진=이호재 기자 관련기사 • [월요초대석] 정광화 원장은 누구 • [월요초대석]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어떤 곳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오는 2020년 노벨상을 배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킬로그램(kg) 신정의에 나섰다. 정광화(57) 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길이, 시간 등 7개 국제단위계 중 유일하게 물리적 상수로 정의되지 않고 남아있는 질량을 새롭게 정의함으로써 오는 2020년 표준연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제단위계 질량의 단위인 킬로그램은 현재 ‘국제킬로그램 원기의 질량과 같다’라고 정의된 채 100년 이상 이어져 오고있다. 국제킬로그램 원기는 백금 90%와 이리듐 10%의 합금으로 직경과 높이가 각각 39㎜인 원기둥 모양이며 현재 프랑스 파리 국제도량형국에 보관돼 있다. 따라서 인공물인 국제킬로그램 원기는 온도와 시간 등에 의해 질량이 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쟁 또는 재해 등이 발생할 경우 분실우려가 있고 각국 표준기관들이 킬로그램 표준을 교정받고자 할 경우 파리를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에 반해 물질량, 온도, 시간, 전류, 광도, 길이 등 6개 국제단위는 자연현상을 통해 표준을 확립하고 있어 변형, 손실 등의 위험에서 자유롭고 특정 기관을 찾지 않아도 된다. 정 원장은 “외국 표준연구기관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여러 차례 배출된 바 있다”며 “표준연에서 질량을 새롭게 정의하는 연구가 성공한다면 노벨상 수상도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표준연은 이 같은 킬로그램 신정의 연구를 위해 지난 1월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신정의ㆍ신원리 표준연구랩을 구성하는 등 질량신정의 확립연구에 착수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생긴 이래 첫 여성기관장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정광화 원장. 정 원장은 연구원들에게 때론 누님 같고, 때론 어머니처럼 친밀하다. “외부출신 기관장의 경우 내부로부터의 저항감과 함께 직원 및 업무를 파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30년 가까이 표준연에서 일하다 보니 누가 누군지 대부분 파악하고 있어 취임과 함께 바로 직원들과 업무를 적극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정 원장은 취임 이후 과거보다 직원들에게 보다 다가서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 원장은 특별한 점심 약속이 없을 경우 언제나 직원들과 함께 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연구원들이 지닌 여러 가지 생각과 아이디어를 듣는다. 이들 아이디어중에는 정말 기발한 것들도 많다. 정 원장은 이들의 아이디어에서 표준연이 향후 추진해야 할 중장기적 과제도 발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정 원장이 노벨상 수상자 배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것도 젊고 능력있는 젊은 이들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함께 연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정 원장은 또한 직원들이 표준연을 세계 7위니, 세계 5위니 하고 평가하고 있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며 세계 1등임을 강조하고 있다. “표준연은 당당히 세계 1등입니다. 선진국의 다른 표준연구기관은 규모만 클 뿐입니다. 이들 기관들은 너무 오래되다 보니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외국에 비해 진취적으로 일하고 있고 외국에서 다루지 않는 부문에서 많이 앞서가고 있습니다.” 정 원장은 표준연이 세계 1등이 될 수 있는 이유는 표준연의 진실성과 깨끗함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표준연이 지난 30년동안 수천개 기업들과 관계를 맺고 업무를 추진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잡음이 일어난 경우는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표준을 만드는 곳에서 데이터가 잘못될 경우 이는 한국이 무너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는 늘 ‘우리의 생명은 데이터의 공신력’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직원들의 청렴과 데이터의 정확성을 통해서만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표준연의 생명과 직결된다. 정 원장은 취임이후 노벨상 수상자 배출 프로젝트와 함께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표준연을 만드는 것을 또 하나의 주요과제로 삼았다. 이제까지 표준연은 국내 산업발전에 도움을 주는 방향에서 존재가치를 찾아왔다. 표준을 세우고 유지하는 것이 중점 연구방향이었다. 그 결과 170여개나 되는 표준계측시스템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제 표준연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 정 원장의 소신이다. 표준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생각에서다. 환경, 보건, 안전 등 인간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들이 인간의 입장에서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이제 표준연이 이를 해결하는데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레이저 및 초음파의 위험성이 증명되지 않은 채 국민들에게 널리 적용되고 있습니다. 초음파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라든지 레이저가 눈에 주는 피해, 소음피해, 환경오염에 따른 피해 등 인간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들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요.” 정 원장은 이를 위해 연초 조직개편을 통해 삶의 질 표준부를 설치하는 등 고객중심 연구체제를 구축했다. 표준연은 또한 고객인 산업체, 그리고 시민과의 거리감 해소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표준연의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 정 원장의 국내 과학에 대한 평가는 단호하다.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은 올림픽 수준과 비슷하다’는 판단이다. 반도체 등 일부 부문에서 뛰어난 반면 다른 많은 부문에서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가시적 성과가 나오는 부문에만 끊임없이 투자하다 보니 기타 다른 영역은 더디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 원천적인 것, 즉 과학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과감히 이뤄져야만 합니다.” 끝으로 정 원장은 “우리의 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외국처럼 중장기적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연구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아낌없는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며 “기초과학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국민적 사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6/03/0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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