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해외 중장기 채권 발행시장 완전히 묶였더라"

해외출장 은행장등 이구동성<br>글로벌본드 발행 쉽지않을듯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과 뉴욕 등을 다녀온 은행장들과 국내 은행 해외 현지법인장들은 "중장기 채권발행시장이 완전히 묶였다"며 "부르는 게 값"이라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이들의 말대로라면 시장상황이 극적으로 나아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까지 순차적으로 예정된 국내 은행과 기관의 글로벌본드 발행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은 서울경제신문이 28일 국내 은행과 기업들의 해외기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해외출장을 갔다 온 은행장들의 얘기를 듣고 해외 현지법인장들과 통화한 결과 드러났다. 지난 16일부터 27일까지 홍콩을 거쳐 뉴욕과 워싱턴을 돌아본 뒤 돌아온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28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국내 은행이나 기업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이나 해외 금융기관이 중장기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투자심리가 그만큼 싸늘하게 식었고 현금을 보유한 채 관망하는 게 대세였다는 얘기다. 글로벌본드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신한은행 뉴욕지점의 서태원 지점장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풍부한 유동성으로 돈은 있는데 다들 불안감 때문에 현금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유동성이 풍부해 뉴욕에서도 3개월 미만의 단기 글로벌본드에 대한 투자심리는 살아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본드 발행이 활발한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도 상황은 비슷했다. 김강일 외환은행 홍콩지점 차장은 "투자자들의 눈과 귀가 미국과 유럽을 향해 있다"면서 "장기채권 투자를 좀처럼 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글로벌본드 발행이 여의치 않고 외화유동성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자 정부는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최근까지 시중은행들의 외화유동성을 우려하던 것과 사뭇 달라진 모습으로 그만큼 상황이 심각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이날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은 2008년에 비해 양호한 상황"이라며 "6월과 비교해 9월 현대 외화 여유자금은 4배 정도 많아졌다"고 밝혔다. 정 국장은 "약간의 스프레드(가산금리)를 얹어주면 장기든 단기든 차입하는 데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국내 은행들이 위기시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외화 여유자금을 충분히 확보했고 커미티드라인(마이너스 통장 성격의 단기외화차입)도 약정기준으로 40억달러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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