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美, 개성공단·금강산 분리대응 시사

한·미 제재갈등 갈수록 심화…혼선 가중<br>"中도 압박수위 높이는데…" 주장도 거세<br>개성공단 진출업체들도 피해 불보듯


美, 개성공단·금강산 분리대응 시사 힐 차관보 "두 프로젝트 성격 매우 다르다" 발언라이스 언급과 차이…美 입장 확인엔 시간 걸릴듯정부, 남북경협 전면 중단 땐 외자유출 사태 우려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개성공단을 통해서 북한에 자본주의에 익숙한 사람을 100만 명 가량 만들 수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남북간의 이질감을 없애는 데 유리한 게 아니냐. 이런 논리를 미국 사람들에게 강조했더니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은 미국을 방문한 경험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미국측에서 흘러나왔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7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한ㆍ미ㆍ러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성공단 사업은 북한 개혁 측면에서 이해하지만 다른 사업(금강산 관광)은 그 만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한 것. 그는 이어 "하나(개성공단 사업)는 인적자본을 대상으로 한 장기투자를 위해 고안된 것 같고 다른 하나(금강산 관광)는 그 보다는 북한 정부 관계자들에게 돈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며 "두 프로젝트는 매우 다르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개성공단 문제와 금강산 관광문제를 분리해서 대응하겠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개성공단 'OK', 금강산 'NO'라고(?)= 비록 사견임을 전제했지만 북한 핵실험의 여파로 최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두 사업에 대한 힐 차관보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정부의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일단 "개성공단 사업은 북한 개혁의 순기능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지만 금강산 사업은 조율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피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바로 하루 전에 콘돌리자 라이스장관은 한국의 대북 경협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준 바 있다. 이처럼 미 당국자간에 엇갈리는듯한 반응을 보면 두 사업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명확하게 정리됐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반적으로 (개성공단을 포함해) 대북 사업의 강행을 시사하기는 했으나 미국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분리해서 나올 경우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대응책을 미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힐 차관보와 만찬을 함깨 한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개성공단, 금강산 문제는 자세히 논의할 시간이 없었으나 기본적으로 우리는 안보리 결의에 합치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기본방침을 이야기했다"고 말하는 수준에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남북경협 중단, 어떻게 비춰질까 = 정부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대목은 남북경협 중단에 따른 파장이다. 당장 개성공단에 진출한 업체들은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은 "개성공단 진출 업체 대다수가 손실보험에 가입해 있지 않다"며 "이들 업체까지 보상을 해주는 것은 현재 점검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재경부가 (이들 사업에 대한) 갑작스런 중단은 외국 투자자들이나 북한에 잘못된 암시를 주어 긴장이 고조되고 외국자본이나 기업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힌 점이 시사적이다. 두 사업의 중단을 권고한 국정원의 보고서와 내용이 판이하기 때문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상당히 복잡하고 깊숙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힐 차관보가 분리 대응이라는 새로운 이슈를 제기한 것이다. 입력시간 : 2006/10/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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