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숨죽인 증권가 "의외로 침착"

주식시장이 18일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라는 해외발 악재의 직격탄을 맞고 반등 하루만에 다시 추락하자 여의도 증권가가 일순 침묵에 빠졌다. 그러나 증권사 객장 분위기는 의외로 침착하다. 급락 이유를 묻는 전화 문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투매 조짐은 없다는 것이 증권사 지점들의 반응이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모두 급락세로 출발한 뒤 낙폭을 3% 이상 확대했다. 이로 인해 개장 후 불과 1시간도 채 안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시가총액이 23조원 이상 증발했다. 이날 새벽 미국 경제지표 악화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발하면서 해외 증시가 급락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 주변에선 개장 전부터 긴장감이 고조됐다. 증권사들은 평소 같으면 서너건씩 쏟아내던 종목 추천 리포트도 눈에 띄게 줄인채 조심스런 태도를 취했으며, 상장 기업들도 급변하는 장세에 정신이 빼앗긴 듯 공시도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증시는 개장과 함께 기다렸다는 듯 급락, '블랙 먼데이'를 연출했다. 전날의 상승세로 반등을 기대했다가 오히려 미국발 악재에 얻어맞으면서 큰폭으로 증시가 추락하자 객장에선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과거 '블랙 데이' 때와 같은 심각한 패닉 현상은 없다는 것이 증권사 지점 쪽의 설명이다. "지수 낙폭을 보면 패닉 현상이 빚어질 만도 한 데 투자자들의 반응은 의외로침착하다. 없던 악재가 나온 게 아니고 해외 영향이 크기 때문에 장이 완전히 망가질 수 있다는 위기감은 없는 것 같다. 투매 조짐은 없지만 예전 같으면 보였을 성급한 저가 매수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반등 시기를 물어오는 문의 전화가 걸려오는 것으로 볼 때 바닥을 확인하겠다는 심리가 강해 실제 매수세가 유입되기까지는 시간이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도곡동 지점의 김종태 지점장의 얘기다. 평소 객장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은 편인 현대증권 장안지점의 김성익 지점장은 "최근 급락으로 분위기가 위축이 된 상태에서 다시 크게 하락하니까 고객들도 심리적으로 동요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주가가 폭락했다고 해도 주가지수가 아직 1,300선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최근 장기투자로 이미 수익이 난 투자자들이 많아 심각한 동요는없다"며 "최근 며칠새 하락 속도가 빨라 매도 타이밍을 잡지 못한 투자자들의 경우 어쩔 수 없이 주식을 좀 들고 가겠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증권사 영업직원들은 전날 미국 증시 움직임을 통해 급락을 예감, 큰 충격은 없는 모습이다. 김종태 지점장은 "영업직원들은 전날 미국 증시 움직임을 보고 최소 30포인트이상은 빠질 것란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며 "오후에 반만 복구되더라도 괜찮지 않겠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성익 지점장도 "영업직원들은 유가, 환율, 금리 등 최근 증시 주변 여건이 워낙 안좋은 상태에서도 국내 증시가 계속 상승했던 터라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하는 반응"이라며 "한편에서는 최근 경제와 증시가 따로 노는 것을 보면서 경제 공부를다시 하자는 얘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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