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홈페이지는 혼다클래식(총상금 570만달러) 3라운드의 분위기를 이같이 요약했다. 지난해 US오픈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23ㆍ북아일랜드)가 다른 곳도 아닌 미국에서 '골프황제' 우즈(37ㆍ미국ㆍ세계랭킹 21위)의 인기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매킬로이는 4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코스(파70ㆍ7,158야드)에서 끝난 PGA 투어 혼다클래식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11언더파 199타로 2위 그룹과 2타차 단독선두다. 공동 3위에서 2계단 오른 매킬로이는 이대로 우승할 경우 현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를 제치고 왕좌에 등극한다. 우즈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서는 것이다.
이날 대회장에 최고시속 32㎞의 강풍이 불어 닥쳤지만 매킬로이는 흔들리지 않았다. 러프에서 핀까지 181야드를 남겨둔 두 번째 샷을 그린 밖 프린지에 올린 뒤 15m 롱 버디를 잡은 11번홀(파4)이 압권이었다. 두 번째 샷이 워터해저드 턱에 맞아 가까스로 올라가면서 한숨을 돌린 매킬로이는 칩샷 형태의 '묘기 퍼트'로 이날의 4번째 버디를 잡았다. 매킬로이는 사흘 내내 라운드마다 퍼트 수를 27개씩으로 막는 안정적인 퍼트 감을 뽐내고 있다.
반면 첫날 퍼트 수가 34개로 무너졌던 우즈는 이날 28개로 괜찮았지만 짧은 거리의 퍼트를 적잖이 놓치며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중간합계 2언더파 208타로 공동 18위. 매킬로이와는 무려 9타차다. 우즈는 평균 드라이버샷이 308.7야드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라운드당 퍼트 수는 공동 40위로 불균형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 후 우즈는 "매킬로이가 대단한 골프를 하고 있다"며 '차세대 황제'의 실력을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한국(계) 선수 중에서는 2009년 이 대회 우승자 양용은(40ㆍKB금융그룹)이 이븐파 210타 공동 34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양용은은 16번홀(파4) 벙커샷을 그대로 집어넣어 버디를 잡는 '팬서비스'를 했지만 버디 3개, 보기 3개로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다. 이밖에 존 허(22)와 배상문(26·캘러웨이)은 2오버파 공동 52위, 앤서니 김(27·나이키골프)과 위창수(40·테일러메이드)는 4오버파 공동 68위, 노승열(21ㆍ타이틀리스트)은 5오버파 73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