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국경제] 스타 신드롬

【뉴욕=김인영 특파원】 마이클 조던은 가고, 마크 맥과이어의 시대가 왔다.스타를 만들고, 스타를 따르고, 스타에 의해 움직이는 미국 사회가 두 천재 운동선수의 뉴스로 떠들썩하다. 조던의 은퇴 소식이 전해진 12일 그를 앞세워 스포츠화를 팔아온 나이키사 주가가 급락하고, 주먹만한 맥과이어의 홈런볼이 270만 달러(31억원 상당)에 팔려나갔다. 조던은 기업과 스포츠를 가장 잘 연결했던 선수로 꼽혀왔다. 조던으로 인해 나이키 신발과 미 프로농구(NBA) 티켓이 잘 팔렸고, 그의 얼굴을 넣은 선물이 만들어졌고, 그의 경기를 중계한 TV의 시청률은 항상 1위였다. 미 경제전문지인 포천지는 조던이 창출한 경제 효과(JORDAN EFFECT)가 1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던의 은퇴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체는 미국 최대 스포츠용품 업체인 나이키사. 주가총액이 100억 달러를 넘는 나이키의 주식은 이날 2.37 달러(5.3%)나 폭락, 42 달러에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조던을 모델로 농구화와 스포츠웨어를 만들어온 나이키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지난 84년부터 전속계약을 맺어온 나이키는 조던의 경기 성패와 부침을 같이했다. 조던이 NBA를 은퇴, 마이너 리그에서 활약했던 93년과 94년 나이키는 심각한 매출 부진에 시달렸으나, 그가 NBA에 복귀한 95년부터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나이키는 그를 모델로 한 생산라인을 분리시키는 등 만반의 대비를 해왔으나 조던이 막상 구장을 떠난다고 하자 서운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조던을 광고모델로 한 음료수 생산업체인 퀘이커 오츠사, 전화회사 MCI-월드컴, 배터리업체인 레이오백 등은 그의 인기를 당분간 더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조던의 은퇴를 내심 바라던 업체도 있다. 조던의 자서전 「게임의 사랑」을 출간하려고 서두르는 랜덤사는 그가 은퇴하면 책의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 70만부의 책을 찍어놓고 있었다. 미국 방송사와 광고업체들은 조던을 이을 스타로 미극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홈런 기록을 수립한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를 꼽고 있다. 이날 맥과이어가 올시즌 70호 홈런볼이 뉴욕 메디슨 스퀘어 경매장에서 홈런볼 경매사상 최고가인 270만 달러에 팔렸다. 수수료 29만 달러를 합치면 낙찰가는 사실상 300만 달러에 이른다. 종전 야구공 최고 경매가는 베이브 루드가 뉴욕 양키스구장에서 날린 1호 홈런볼로 지난 연말 12만6,000달러에 팔렸는데 맥과이어의 홈런볼은 이에 비해 무려 20배를 넘는 가격이다. 연봉 3만 달러에 불과한 워싱턴대 연구원 필립 오저스키는 시가 5달러 짜리 야구공을 잡은 행운으로 돈방석에 앉았다. 뉴욕 증시에서 호황은 「황소(BULL)」로, 불황은 「곰(BEAR)」으로 표현한다. 뉴욕 증시가 러시아 금융위기로 인한 하강국면에서 벗어나 상승한 시기가 맥과이어가 70회 홈런을 치던 9월말이었다. 그러나 조던의 은퇴 소식이 전해진날 뉴욕 증시 다우존스 지수는 145포인트(1.5%) 폭락했다. 요행을 기대하는 증시 투자자들은 맥과이어가 러시아 곰을 몰아냈고, 조던이 소속한 시카고 불스(BULLS)의 불행이 증시 호황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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