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한지주-하나지주 "닮았네"

환란 이후 M&A통해 규모키워 선두 은행으로<br>LG카드 인수 경쟁·CEO 1인 리더십도 엇비슷<br>신한-은행, 하나-투신·증권 비중 큰게 차이점

신한금융지주와 연내에 출범할 하나금융지주(가칭)가 닮은 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외환위기 이후 리딩뱅크로 부상하고 있는 두 은행이 서로를 벤치마킹하며 인수ㆍ합병(M&A)과 영업전략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신한과 하나는 M&A를 통해 규모를 키워왔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82년 3개의 점포로 창업, 2001년 9월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한데 이어 굿모닝증권ㆍ조흥은행등을 인수, 은행ㆍ증권ㆍ투신ㆍ카드ㆍ생명보험회사 등 12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종합금융회사로 성장했다. 하나은행은 71년 단자회사인 한국투자금융에서 출발, 91년 은행업으로 업종을 바꾼 후 충청ㆍ보람ㆍ서울은행 등을 인수ㆍ합병했다. 지난 5월에는 국내 투신업계 수탁고 1위의 대한투자증권ㆍ대한투신운용을 인수, 금융지주회사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은행은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대형 은행들이 해외자본에 매각되거나 합병될 때 크게 성장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외환위기 이전에 기업대출이 많았던 일명 조ㆍ상ㆍ제ㆍ한ㆍ서(조흥ㆍ상업ㆍ제일ㆍ한일ㆍ서울)의 위계가 무너지고 후발 은행이 부각됐다”며, “리딩뱅크가 사실상 이 때부터 뒤바뀐 셈”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라응찬, 김승유회장이 독특한 1인 리더쉽을 발휘하며 그룹의 성장을 챙기는 것도 닮은 모습이다. 신한지주과 하나은행은 최근엔 카드사와 캐피탈 부문에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두 은행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LG카드 등의 인수전에서 경쟁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하나은행이 코오롱캐피탈을 인수, 할부금융ㆍ자동차 리스업에 진출한 이후 얼마후 신한이 대우캐피탈을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두 은행의 영토확장을 경쟁관계의 관점에서 관찰하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두 은행은 중장기 경영전략과 계열사 분포등에서 차이점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금융그룹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르다. 신한지주의 경우 조흥은행 인수로 은행 비중이 높다. 이에 비해 하나는 대투증권을 인수하면서 비은행 부문을 강화, 상대적으로 투신ㆍ증권부문의 비중이 높다. 두 은행은 금융지주회사를 안착하기 위해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 1인 리더십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라응찬 회장, 김승유 이사회의장을 이을 적절한 후계자를 선별하는 작업을 남겨두고 있다. 또 계열사간 레버리지효과와 계열사의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어떻게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내는지도 중요한 문제다. 구경회 한화증권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선진국에 비해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지주회사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노력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신한지주의 경우 신한ㆍ조흥은행의 성공적 통합이라는 과제를 남겨 놓고 있다. 양행 통합 이후에 새로운 성장엔진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하나은행의 경우 대투 인수후 비은행 자회사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취약한 카드부문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가 중요 과제로 남아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종합금융지주회사가 세계적인 조류”라며, “신한과 하나도 지주회사를 통해 미국의 씨티그룹과 JP모건처럼 계열사간 겸업화를 통해 유니버셜뱅킹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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