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日후지TV 공동기획 '여성, 일과 사랑'MBC는 일본 후지TV와 공동 기획한 다큐멘터리 '여성, 일과 사랑'(연출 이현숙)을 오는 11일과 18일 오전 11시30분에 2부로 나누어 방송한다.
한국과 일본 여성들을 취재한 기록을 통해 달라진 사회상과 여성들의 삶을 분석하고, 양국의 비교를 통해 보다 성숙된 남녀 평등 사회로의 길을 찾고자 하는 게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다.
한국과 일본의 제작진은 지난 4월부터 양국을 오가며 설문조사, 생활상 취재 등을 통해 결혼ㆍ 육아ㆍ일 등에 있어서의 변화된 가치관을 살펴봤다.
한국갤럽에 의뢰한 국내 설문조사는 서울과 5대 광역시에 사는 만20~49세 여성 509명을 대상으로 개별면접에 의해 실시됐고, 일본에서는 도쿄에 사는 같은 연령대의 여성 375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그 결과물인 1부 '여자들의 반란'에서는 30여 년 전과 너무나 달라진 국내 사회상을 우선 전한다.
1인 당 자녀 수는 그간 1/3로 줄었고 혼인율은 사상 최저치인 인구 1,000 명당 6.7건, 이혼율은 사상 최고인 2.8건에 달하고 있다.
밤늦도록 고시원 등에서 불을 밝히며 미래를 준비하고 '자랑은 아니지만 꺼리낄 것 없다'며 이혼에 당당한 여성들의 모습도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닌 것. 결혼연령이 높아지고 독신과 이혼이 급증하는 등 일방적인 ' 희생의 미덕'이 숭상됐던 전통 사회와는 사뭇 달라진 양상들이 전파를 탄다.
2부 '행복의 조건'에서는 이러한 변화 양상을 받아들일 대안이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삶의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한국의 50%, 일본의 40%의 여성들이 '가정과 직장 생활의 병행'을 꼽았다.
또한 '가장 시급한 사회적 지원책' 으로 국내 여성의 54.8%가 '보육시설의 증설'(54.8%)을 들었다. 국내 여성들의 취업 열풍은 일본 취재진들을 놀라게 할 수준이고, '한국 경제를 구출할 핵심 대안은 여성 인력의 적극적인 활용에 있다'는 세계 석학들의 지적도 잇따르지만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제작진의 지적이다. 윤리적인 차원이 아닌 순수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 본 여성 취업에 대해 알아본다.
3년째 MBC와 공동 기획 프로그램을 만든 후지 TV의 우끼다 PD는 "결혼 후에도 일을 계속 할 것이냐는 물음에 한국 여성들이 100% 그렇다고 대답해 놀랐다"면서 "한국 여성들이 일본 여성보다 더 보수적일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는데 일본에서는 1947년에 폐지된 호주제가 아직도 유지되는 점은 이상하다"고 답했다.
김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