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최경환 부총리 1년… 경제 나아졌다 자평할 수 있나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나라 살림을 맡은 지난 1년을 "혼신의 힘, 젖먹던 힘까지 다한 1년"이라고 표현했다. 그토록 노력한 점은 인정하지만 결과를 보면 아쉽고 미진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세월호 참사로 어려워진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46조원 규모의 재정확대 패키지를 내놓으며 경기부양에 나섰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대폭 완화했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부양책을 펼쳤지만 경제는 살아나기보다 오히려 주저앉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올 1·4분기 0.8%로 소폭 오르는 듯했지만 2·4분기에 0.4%로 다시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경제성장률 3% 수성을 위해 다시 12조원 규모의 추경을 포함한 22조원의 재정보강 대책을 내놓았다지만 기대만큼 효과를 발휘할지 회의적이다. 한국은행은 이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낮추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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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경제부총리가 지난 1년간 한 일은 결과적으로 돈 풀어 부동산 가격을 유지한 것 외에 눈에 띄는 것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신 그렇게 풀린 돈은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중국의 금융위기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마저 금리 인상을 강행할 경우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이 우리 경제에 어떤 치명상을 입힐지 생각만 해도 두려울 정도다.

우리 경제가 이렇게 어려워진 것은 구조개혁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낸 것이 없다. 그나마 일단락됐다는 공무원연금 개혁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시늉만 한 것 아닌가. 경제 활성화법들이 국회의 철저한 외면과 비협조로 좌초했다지만 결국 실패의 책임은 자신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최 경제부총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로 돌아갈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돌고 있다. 지금은 자신에게 주어진 경제회복이라는 과제를 완료하는 게 우선이다. 국가 경제에 책임감을 느낀다면 총선 불출마 선언이라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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