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주사 한방으로 자폐증 환자의 사교성 키운다

옥시토신 호르몬, 자폐증·대인공포증 치료제로 부상<br>美 시나이 의대, 임상실험 돌입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타인과의 인간관계 형성에 매우 서투르다. 이들은 외부로부터 자기 자신을 차단한 채 반복적 행동만을 할 뿐 다른 사람의 감정은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사람과의 접촉 자체에 극도의 두려움을 느끼는 대인공포증 환자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항우울제, 비타민 등의 약물이나 심리요법, 행동교정법 등과 같은 기존 치료법으로는 이에 대한 개선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하지만 앞으로는 주사 한방으로 자폐증과 대인공포증 환자들의 사교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 시나이 의과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 인체에서 자연 생성되는 천연 호르몬 ‘옥시토신(oxytocin)’은 자폐증 환자의 정서발달과 유대감 형성 능력을 대폭 향상시켜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자폐아들 대부분이 정상인보다 옥시토신 호르몬 수치가 낮다는 점에 착안, 성인 자폐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옥시토신 투입 실험을 실시했다. ‘그 소년은 가게에 갔다’라는 평이한 문장을 들려주고 화자(話者)의 감정 상태를 묻는 실험이었는데 정맥주사로 옥시토신을 투입 받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기쁨, 슬픔, 화남, 무관심 등의 감정 톤을 더 잘 구분해냈다. 또한 옥시토신 주입 환자들은 반복적 행동 등 자폐증 특유의 편집증까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이는 얼마 전 독일 로스토크 대학의 정신학자인 그레고르 돔스 교수가 실시한 실험과 일치하는 결과다. 이 실험에서 인조 옥시토신을 투입 받은 참가자들은 얼굴 사진 중 눈만을 보고 전체 표정을 비교적 정확히 인지해냈다. 시나이 의대 연구팀의 수장인 에릭 홀랜더 박사는 “타인의 생각과 기분을 잘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원만한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어린이 자폐증 환자를 위한 효과 높은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홀랜더 박사는 조만간 20여명의 자폐증 환자를 대상으로 6주간의 임상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며, 그 결과를 2년 내에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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