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난달 발행량 4,300억 늘어… 사모사채 급증한 까닭은

공모 회사채시장 양극화 심화

정보노출 덜하고 절차 간단해

우량기업 대거 자금조달 눈길


최근 현대그룹 신용등급 강등과 채권 금리 상승 조짐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이 뒤숭숭해지자 일부 기업들이 특정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조용히'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사모사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사모사채 발행량은 7,120억원으로 1월(1,615억원), 2월(2,815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특히 A급 이상의 굵직한 기업들이 사모사채 발행으로 대거 자금을 조달해 눈길을 끌었다. 시공능력 4위 건설회사인 대림산업(AA-)은 지난달 27일 동부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5년 만기 5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4.383%로 개별민평금리 보다 높았다. 대림산업이 사모사채를 발행한 것은 지난 2009년 12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 대림산업은 2010년부터 4차례에 걸쳐 공모사채만 발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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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실트론(A0)도 하이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지난달 14일 4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사모사채를 4.367%의 금리로 발행했다. 올들어 LG그룹 계열사들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고 있지만, LG실트론은 대외 신인도가 낮아 사모사채 시장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LS전선(A+)도 지난달 11일 3년 만기 100억원, 5년 만기 500억원 등 총 400억원을 발행하는 등 사모사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이 사모사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최근 공모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량 기업으로만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취약 업종들은 신용등급을 강등 당하는 상황이다 보니 섣불리 공모사채 발행에 나섰다가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면 평판만 깎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모사채는 공모 회사채 보다 발행 부담도 덜하다.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 단계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사모사채는 회사채 매수 의향자만 찾으면 금리 협상을 거쳐 비교적 간단하게 발행할 수 있다.

한 증권사 채권자본시장(DCM)관계자는 "재무측면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정보가 상대적으로 노출이 안되고, 발행 절차도 간단한 사모사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보험사를 비롯한 일부 기관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사모사채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사모사채 발행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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