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근로자 등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보호대책을 놓고 노동부와 노동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4일 노동부가 파견 근로제를 모든 직종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대책`을 발표하자 노동계가 비정규직 근로자를 오히려 양산 하는 대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8일 “노동부가 발표한 비정규대책은 노무현 정부가 공약으로 내놓은 `비정규직 억제`와 `차별해소`라는 정책 방향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안보다도 더 후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오히려 비정규직 활성화 방안이라고 칭해도 과하지 않을 내용을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동부와 노동계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점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파견 근로제는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이다. 노동부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해 파견근로제를 현행 26개 직종에서 사실상 전 직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주진우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사업실장은 “파견기간과 업종의 대폭 완화 등은 파견노동을 일반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며 “불법파견 근절 대책은 제도정비와 행정감독 강화로 가능하지 파견 대상 업무를 확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기간제 근로에 대해 노동계는 출산ㆍ질병ㆍ일시적 사유 등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동부는 최근 경영계의 입장을 수용해 입장을 바꿨다. 노동부는 지난 3월 노무현 대통령에게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고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명문화에 대해 노동부는 “어떤 노동이 동일한 가치가 있는 노동이냐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반면, 노동계는 “남녀고용평등법 상에 동일가치동일임금 법 규정이 명문화되어 있는 사실을 고려할 때 타당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