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盧대통령 "이러다 교육쓰나미 올까 걱정"

"토목공사로 경제 살아나는지 보자" 대운하도 비판<br>李당선인측 "국가 미래위해 신중치 못한 태도" 반발

노무현 대통령이 3일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에 대해 “교육 쓰나미가 오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비판하고, 핵심 정책인 대운하에 대해서도 “토목 공사로 우리 경제가 사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정면으로 공격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이 “대통령이 그런 식으로 저주를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매우 신중하지 못한 태도”라고 맞받아치는 등 신ㆍ구 정권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노 대통령은 특히 차기 정부의 정책에 대해 “국회가 다음 국회 선거에서 막을 수 있으면 좋고, 총선을 통해 막지 못하면 받아들여 야죠”라면서 ‘총선 심판론’을 꺼내 자신의 발언이 총선 정국을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3부 요인 등 각계 인사와 함께 한 신년 인사회에서 차기 정부의 정책들에 대해 한시간여에 걸쳐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우선 교육 정책에 대해 “중등 교육 평준화, 풍전등화의 신세가 돼 있는데 어쩌겠나. 초등학생부터 입시 경쟁을 하더라도 우리의 선택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지난 94년 대학 본고사가 부활됐을 때 전 언론이 본고사 때문에 교육 다 망친다고 난리를 쳐놓고, 지금은 본고사 내놓으라 한다”며 “이렇게 가면 곤란하다. 저는 걱정되는 것이 있다. 이러다 교육 쓰나미가 오는 것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경제 정책에서는 더욱 강한 어조로 공격했다. 그는 “단방 특효약이 어디 있느냐. 경제가 진짜 특효 처방만 하면 쑥 크는 건가”라며 “그건 우리가 실험해야 될 것이죠. 토목 공사만 큰 거 한 건 하면 우리 경제가 사는 것인지 우리가 확인해야 한다”고 대운하 정책을 직공했다. 특히 이 당선자가 내건 7% 성장률에 대해선 “무리한 기대는 정부를 맡은 사람에게 무리를 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신 경제 100일’ 뜨거운 맛을 봤다. 경제인과 지식인들이 차분하고 냉정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노 대통령은 출자총액제 등 각종 규제 개혁에 대해서도 비판한 뒤 “출총제가 풀리면 투자가 얼마나 날지 모르겠지만 재벌 총수를 개인적으로 청와대에 불러 저녁 대접하고 조금 봐줄 테니 투자 좀 하라고 팔을 비틀어라 이럽디다. 그리하면 투자가 나옵니까”라면서 이 당선자가 총수들에게 “새벽에라도 전화해라”고 말한 것을 에둘러 질타했다. 성장 우선 정책에 대해서도 “성장률만 올라가면 복지가 저절로 따라오는지 검증할 것”이라면서 복지 정책은 ‘쪼가리 정책’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또 “경제는 이 정도면 제 발로 걸어갈 수 있는 멀쩡한 경제인데 왜 자꾸 살린다고 할까”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날 발언에 대해 주호영 당선자 대변인은 “다음 정부에서 정책 바꾼다고 하면 기분이 나쁜 것 아니겠느냐”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고,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공약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발언이다. 새 정부를 축하해야 할 현직 대통령이 그런 식으로 저주를 하는 것은 대한민국 미래에 대해 매우 신중하지 못한 태도”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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