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마지막 선물

희귀질환 딸 살리려는 무기수의 父情


공자는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 하니 '불감훼상효지시야(不敢毁傷孝之始也)'라고 했다. 이는 우리의 몸은 부모에게 받은 것이니 다치지 않는 게 효도의 시작이란 뜻. 하지만 이 말에 담긴 의미는 자식에 대한 어버이의 사랑은 하해(河海)와 같으니 자식이 다쳐서 아프면 부모 마음은 곱절은 더 아프기 때문에 절대 '훼상'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우리 조상들은 이마에 상처가 생기면 부모님 중 한 분이 세상을 떠난다고 믿어 각별히 유념했다고 한다. 피와 살을 나눈 부모 자식 간의 애틋한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랴. 요즘도 자식에게 신장이나 간을 이식했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불치병을 앓고 있는 자녀를 돌보는 부모에 대한 이야기는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좋은 소재가 아닐 수 없다. 내달 5일 개봉하는 허준호, 신현준 주연의 '마지막 선물'은 희귀 질환으로 죽어가는 사랑스러운 딸을 살리기 위한 '부정(父情)'을 스크린 위에 잔잔하게 그린다. 조직폭력 생활을 청산하려는 태주(신현준)는 조직의 명령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무기수가 된다. 아무런 희망 없이 감옥에서 절망하던 태주에게 고등학교 친구이자 형사인 영우(허준호)가 찾아와 자신의 딸 세희에게 간 이식을 부탁한다. 태주는 바깥 세상이 그리워 10일간의 '귀휴(歸休)'를 받고 세상에 나서지만 번번히 도주를 하고 말썽만 일으킨다. 하지만 태주는 세희가 자신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음을 고쳐 먹고 자청해서 수술을 준비한다. 태주의 배신을 두려워한 조직 보스가 그를 살해하려 하고 공교롭게 세희의 건강은 점점 나빠진다. '마지막 선물'에 허준호, 신현준이 캐스팅 됐을 당시 또 한편의 호쾌한 액션 영화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을 만큼 주인공 둘 다 선이 굵다. 특히 허준호는 드라마 '주몽'에서 해모수 역을 인상적으로 소화하며 주목을 끌었다. 그렇지만 오히려 이 배우의 진면목은 '마지막 선물'에서 유감 없이 발휘됐다는 인상이다. 배우 허준호를 재발견하는 것만으로 극장에 나설 만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혹자는 지나치게 신파로 흐른 게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할지 모르지만 부모의 사랑이라는 가볍지 않은 주제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가슴 한 구석을 뭉클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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