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수요 예측 흥행으로 저금리로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있지만 SK그룹과 두산그룹 계열사는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LG그룹 계열사들은 회사채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LG그룹의 지주회사 LG의 100% 종속회사인 서브원(AA-)이 3년 만기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기관 수요 예측을 실시한 결과 무려 4,500억원이 몰렸다. 이에 따라 서브원은 개별 민평금리보다 0.06%포인트 차감한 3.213%에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LG생명과학(A+)도 5년 만기 500억원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1,900억원이 몰려 발행금리가 희망금리 밴드 최하단인 3.762%로 확정됐다. 이 밖에 지난달 LG전자(AA)는 수요 예측 흥행으로 회사채 발행액을 3,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렸다. 전문가들은 회사채 발행을 앞둔 LG패션과 LG유플러스도 무난히 기관투자가들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회사채 시장에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건설 경기 위축으로 흥행이 잘 안될 것으로 전망됐던 현대건설(AA-)은 예상과 달리 수요 예측에서 1,000억원 모집에 1,900억원이 몰렸다. 특히 회사채 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1,000억원가량의 주문을 넣어 화제가 됐다. 현대제철(AA0)과 현대다이모스(A+)도 발행 예정 금액을 초과하는 수요가 들어와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경록 NH농협증권 연구원은 "LG그룹 계열사들은 외부경기 의존도가 낮은 내수기업이 많아 회사채 시장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며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현대차 프리미엄이 작용해 우량 회사채로 대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SK그룹과 두산그룹은 회사채 시장에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SK케미칼(A0)은 1,200억원 발행에 650억원만 주문이 들어와 3년물의 경우 개별 민평금리보다 0.05%포인트 가산한 수준에서 회사채를 발행했다.
두산인프라코어(A0)도 3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서 80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해 산업은행과 현대증권이 물량을 떠안아야 했다.
한 채권시장 연구원은 "대기업 계열사라고 하더라도 업황 전망과 펀더멘털에 따라 회사채 시장에서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며 "특히 화학·건설업종의 회사채는 대기업 계열사라고 하더라도 기관투자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