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7일 국회 정무위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이날 정무위 전체회의에 앞서 이 후보가 투자운용사 BBK의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서혜석 의원은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 “BBK 대표를 지냈던 김경준씨가 서울에 와서 이 후보가 BBK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비밀 계약서를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이럴 경우 금감위가 추가 조사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신학용 의원은 “금감원이 BBK 사건을 처리하면서 이 후보가 뒤에 개입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덮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정무위 전체회의가 시작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을 문제 삼으며 반격을 가했다. 한나라당은 대통합민주신당의 간사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날 의사일정이 확정된 데 항의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간사인 이계경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퇴장해 10분 만에 정회가 선포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회의는 약 20분 만에 속개됐으나 양측은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은 “신당의 간사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간사 합의로 의사일정이 결정된 것은 국회법을 무시한 처사”라며 “이번 국회가 대선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국회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원영 대통합신당 의원은 “관례상 간사 내정자가 의사일정을 협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꼬투리를 잡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측이 언성을 높이며 신경전을 벌이자 박병석 위원장이 또 다시 정회를 선언했다.
한편 속개된 회의에서 김태년 신당의원이 “이 후보의 BBK 연루 의혹에 관한 금감원의 재조사 용의는 없느냐”고 묻자 김용덕 금감위원장은 “이와 관련한 문제는 이미 조사한 적이 있고 관련 내용을 검찰에 통보해 검찰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 답했다.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은 “이미 지난 2000년 금감위 조사에서 김경준씨의 허위보고와 사기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