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시원서 '묻지마 살인' 6명 사망

30代 "세상이 싫다" 방화후 대피자들에 흉기 휘둘러

30대 무직자가 20일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자신이 거주하던 서울 강남구 논현동 D고시원에 불을 지르고 도망 나오는 사람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들이 범행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사건 현장인 고시원을 조사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서울 강남의 한 고시원에서 30대 남자가 “세상이 싫다”며 고시원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사람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6명이 숨지고 7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20일 오전8시4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D고시원에 거주하던 정모(31)씨가 자신의 방에 불을 지른 뒤 갑작스러운 화재에 놀라 대피하는 고시원 거주자들에게 미리 준비한 길이 40㎝의 흉기를 휘둘러 여성 6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 중 5명은 정씨가 휘두른 흉기에 쩔려 숨졌고 1명은 연기를 피해 창문으로 뛰어내려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부상자 7명 중 4명은 중태여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가 발생한 건물 4층 가운데 3~4층과 옥탑방이 고시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거주자 100여명 중 대부분이 중국 동포 여성들이다. 피해자들 역시 대부분 인근 식당에서 일하는 동포 여성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사고 직후 고시원건물 옥상으로 달아났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정씨는 “세상이 살기 싫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정씨는 향토예비군법 위반 등으로 8번의 전과기록이 있으며 직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정씨가 검은색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있었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사전에 철저히 준비된 범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시원 인근 주민 A씨는 “정씨는 평소에 말이 많고 성격이 활달해 별명이 ‘종달새’였다”며 “그런데 이날 오전에는 이상하게 평소에 입지 않는 검은색 옷과 검은색 모자를 착용해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씨를 상대로 정확한 방화경위와 화재원인 등을 조사한 뒤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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