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4월 29일] 유럽發 금융불안 장기화에 대비해야

그리스를 비롯해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금융시장이 또 한차례 출렁이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포르투갈과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2~3단계 강등하자 주가급락과 달러화 강세, 유로존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금리 상승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도 코스피지수가 한때 30여포인트나 급락하며 불안한 모습이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그리스와 포르투갈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4억달러 정도로 전체의 0.76%에 불과해 직접적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 경제난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유로존은 물론 세계금융시장이 다시 불안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파장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EU) 및 국제통화기금(IMF)과 45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어떻게 결말이 날지는 두고 봐야 한다. 특히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 사태 처리를 놓고 미적거리면서 유로존의 해결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월가발 금융위기 때 국제사회가 신속한 공조체제를 구축했던 것과는 사정이 크게 다르다. 사태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이 재정위기의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유로존 전체의 금융불안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가까스로 안정을 찾아가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게 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리스ㆍ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이 떨어지자 국가재정이 취약한 스페인ㆍ이탈리아ㆍ아일랜드ㆍ영국 등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만약 이 같은 연쇄위기가 가시화할 경우 EU의 존립 자체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극단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유럽의 금융대란이 세계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리의 경우 남유럽 재정위기발 금융불안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안심이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그리스 재정위기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현 위기는 국가채무가 많은 미국과 일본 등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얘기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외부 충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경제체질을 튼튼히 하면서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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