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7일 “외환시장에서 대기업들이 원ㆍ달러 환율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집단적으로 달러를 내다파는 쏠림현상이 있다”며 “이는 시장과 전체 이익을 망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 부총리는 이날 과천 정부청사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정부나 한국은행은 이런 쏠림현상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를 해당 기업에 지속적으로 알리겠다”며 “우리 외환시장의 폭과 깊이가 아직 부족한 점을 감안해 투기세력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적절하게 안정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외환당국이 취한 ‘고강도 전격전’처럼 필요할 경우 실탄(시장개입용 자금)을 융단폭격식으로 쏟아 붓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도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올들어 일본ㆍ대만ㆍ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권 국가의 환율이 3~5% 절상됐지만 우리나라는 7% 절상된 점을 볼 때 최근 우리나라의 환율하락 속도는 지나치게 빠르고 비정상적”이라고 진단한 뒤 투기세력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부총리는 최근의 유가상승과 관련해 “현 유류세 체제는 석유 가격이 오르면 실질적인 실효세율은 자동적으로 낮아지도록 돼 있어 세금을 조정할 필요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인하계획이 없음을 확인했다.
한편 한 부총리는 브리핑에 이어 오찬 간담회에서 지난 26일 가진 제임스 디먼 JP모건 회장과의 회동 내용을 전하면서 “JP모건이 한국에서 사회간접자본투자펀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