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한은 4월 통화정책방향] 콜금리 탄력적 운용

한국은행이 물가안정과 금리인하에 자신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한은은 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시장금리의 하향안정과 은행 대출금리의 꾸준한 하락을 뒷받침 할 수 있도록 콜금리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내용의 4월중 통화정책방향을 의결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때 금통위 의결사항과 다른게 없다. 지금까지 견지해온 기본 입장을 재확인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용은 다르다. 금리인하와 물가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깔려 있다. 한은이 보기 드물게 자신감을 드러내고 표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4월 통화정책과 그 배경은 의미를 갖고 있다. ◇금리인하= 금통위 의결사항중 주목할 대목은 은행 대출금리 하락 유도를 명시했다는 점. 지금까지 매달 금통위는 대외적으로는 「콜금리 하향안정」원칙만 발표해왔다. 은행대출금리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권정현(權正鉉) 한은 금융시장부장은 『은행들이 우대금리(대출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대출금리를 내리려면 먼저 수신금리를 인하해야 하는데 인하요인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지금껏 수신금리 인하를 어렵게 한 98년 상반기중 받은 고금리 수신상품에 대한 이자자급 부담에서 벗어나고 수신경쟁상품인 투신 단기수익증권도 금리가 떨어지거나 정부의 수익률 편법 명시 금지 조치로 경쟁력을 잃어 이젠 수신금리를 내릴 때가 됐다는 얘기다. ◇시장에 맡긴다= 또 한가지 특징은 시장에 맡긴다는 점. 權부장은 『기업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시장유동성이 풍부해 장기금리가 더 내려가고 장단기간 금리차도 지금보다 좁여질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장기금리 인하를 위해 단기금리(콜금리)는 내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회사채 등 장기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콜금리를 내려온 지금까지의 통화운용과 다른 방식이다. 그만큼 한은이 금융시장 현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금리안정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전철환(全哲煥)한은 총재가 밝힌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도 이같은 자신감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은행관계자들은 2월말 현재 평균 10.07%까지 내려간 중소기업대출금리가 이달중에 한자릿수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평균 수신금리도 2월말 6.89%에서 완만하게 하락할 전망이다. 그림참조 ◇과열은 없다= 한은은 부동산·증시 과열과 이로 인한 물가불안에 대해서도 자신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아파트청약 열기는 일부 지역에 국한된 현상일 뿐 전체적으로는 아직도 침체수준을 못벗어나고 있고 증시도 내용이 좋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최근 증시가 활황세를 타고 있지만 거품과는 거리가 있다고 진단한다. 숨고르기 과정을 거치는 완만한 상승기조가 유지되고 경기회복 징후를 동반한데다 매입중심세력이 기관투자가라는 점이 지난해 말의 단기급등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 주식매매자금에서 유상증자 납입에 들어가는 비중도 커져 기업의 자금조달창구라는 선기능을 되찾았다는 점도 증시가 이상과열이 아니라는 판단의 근거다. 한은은 총통화(M2) 증가율이 3월말 현재 33%에 이르는 등 유동성 과잉 조짐이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경제활동 수준에 비해 시중에 돈이 많이 풀인 것은 사실이지만 인플에 압력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외환위기 이후 조성된 돈을 비축하려는 경향, 즉 예비적동기가 늘어났는데 이를 수용하기 위해 총량조절(인플에 억제정책)에 나설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물가 역시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폭이 커지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게 한은의 판단이다. /권홍우 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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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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