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뉴욕증시 폭등] 카불탈환으로 시장신뢰감 회복

전쟁승리 가능성 커져 달러화 3개월만에 최고아프가니스탄 반군이 수도 카불을 점령했다는 소식이 상승세를 지속하는 뉴욕 증시에 기름을 붓고 있다. 미국 경제의 불안 요인이었던 테러와의 전쟁이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미국 정부와 경제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됐다는 낙관론이 뉴욕증시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홈데포ㆍ월마트ㆍJC 페니등 미국 소매업체들의 3ㆍ4분기 영업실적이 호조를 보였다는 발표로 미국 경제의 기둥인 소비가 건재하다는 자신감이 주가를 띄워 올리고 있다. 13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196.58 포인트(2.1%), 나스닥 지수는 51.98 포인트(2.8%) 각각 급등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폭등한 것을 비롯,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2% 상승,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 카불 함락으로 신뢰감 회복 아프간 반군 북부동맹이 카불 거리를 환호하며 지나가는 TV 화면은 금융시장 심장부에 테러공격을 받았던 뉴욕 월가 트레이더들에게 전쟁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월가 펀드매니저들은 "지난 5주 동안의 공습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해 불안감이 잠재해 있었으나, 카불 탈환을 계기로 시장 분위기가 전쟁 승리와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 사람들은 "시장 불안이 제거됨에 따라 이젠 리스크가 높은 금융상품에 투자할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안전한 투자상품으로 인식되던 미 재무부채권(TB) 가격이 모처럼 하락하고, 미국 국채시장에서 빠져나온 돈이 주식을 비롯, 정크본드, 이머징마켓등 리스크가 높은 상품으로 옮겨갔다. 일부 성급한 트레이더들은 지난 91년 걸프전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승리했을 때 주가가 15% 상승했던 것처럼 주식시장의 랠리가 형성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걸프전때는 유가가 배럴당 4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번에는 석유생산국의 감산에도 불구, 유가가 20달러 선에서 안정되고 있는 점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다는 것. 미국의 전쟁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 환율은 일본 엔화에 대해 1달러당 121.55엔으로 오르고, 유로화에 대해 87센트로 떨어지는등 미국 돈은 지난 3개월 사이에 최고의 강세로 기록했다. 그러나 카불 점령을 계기로 전세계에 퍼져 있는 테러 세력이 미국을 다시 공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 기업 실적 호전 소식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반도체 시장의 바닥이 지나가고 있다"고 밝히자 인텔등 반도체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게다가 9.11 테러 이후 전반적인 소비 위축으로 3분기 영업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기대됐던 소매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 미국 최대 할인체인점인 월마트는 지난 분기에 8.2%, 가정용품 판매업체인 홈데포는 20%의 수익 신장을 각각 기록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3,000억 달러의 손해를 본 의류 판매업체인 JC 페니도 3,100만 달러의 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업체의 실적 호전으로 모든 기업의 실적이 좋다고 판단할수 없다. 오러클은 월가 기대치 이하의 실적을 예상했고, 그동안 큰소리치던 시스코 시스템의 존 체임버스 사장은 앞으로 2년간은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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