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국내은행이 거두고 있는 수익 가운데 이자와 수수료 비중이 큰 폭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들이 보유자산을 가계나 기업대출 위주로 운용하면서 대출이자와 카드수수료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반면 반면 신탁이나 유가증권 부분의 이익 기여도는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국내은행의 수익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국내은행의 수익 가운데 이자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환란 이전에는 60% 수준이었으나 올해 3.4분기에는 77%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이자이익(이자 이익률)도 환란 기간인 98년에는2.1%선까지 떨어졌으나 2001년 이후에는 최고 2.6%까지 올라 환란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또 수수료 이익률도 지난 2001년부터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부터는 0.7%대로 올라서 환란이전 수준인 0.54~0.69%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이자부문을 제외한 은행수익 가운데 수수료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72.3%에 달해 유가증권 매매.평가 이익(21.3%), 외환 및 파생상품 관련 이익(15.2%) 등을 압도했다.
한은 관계자는 "비이자 부문의 경우 수수료의 기여도가 크게 높아졌으나 신탁부분이 수탁고 감소로 이익률이 크게 떨어졌고 유가증권의 수익률도 낮아져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은행의 전반적인 수익성은 구조조정이 일단락된 지난 2001년부터 크게개선되고 있으나 미국의 상업은행에 비해서는 낮은 상태이며 수익의 변동성은 높은것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외환위기 기간에 -0.57%까지 떨어졌던 국내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A)은2001년 이후 올 3.4분기까지 평균 0.73%에 달했으나 미국 상업은행의 1.31%에는 턱없이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사상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지난해(0.89%)와 올해(1.29%)의 ROA는 미국 상업은행(1.3%대) 수준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은행은 미국 상업은행에 비해 총이익에서 차지하는 이자부문의 비중이 높고 은행의 통상적인 영업활동과 관련성이 낮은 일시적 손익(비경상적 손익)이당기순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은행은 수익구조면에서 이자 의존도가 높고 안정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은행 본연의 자금중개 및 금융서비스 제공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