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차 매각] 국내차시장 메이저 각축 본격화

삼성자동차 매각협상이 사실상 타결됨에 따라 온실속에서 자라온 국내 자동차시장은 메이저들의 각축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르노의 한국상륙은 대우자동차 처리문제와 맞물려 국내 자동차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삼성차 매각은 우선 국내 완성차업체의 사상 첫 해외매각이자 외국산 자동차의 본격상륙을 의미하는 것으로 경제적 파장은 메가톤급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은 현대(기아포함), 르노, 대우차 인수가 유력시되는 GM 또는 포드 등 3파전으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은 부산민심을 의식한 정치논리에 따라 헐값에 매각된게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으며 삼성차 공장이 단순 하청기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차 매각의 의미= 메이저의 본격적인 한국 시장상륙을 뜻한다. 종전의 수입차 판매 딜러형태가 아닌 해외메이저가 연구개발에서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자동차산업 전반을 직접 국내에서 영위한다는 점에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심각한 도전을 맞게 된다. 특히 자동차산업이 미치는 전후방산업 연관효과를 감안할 때 르노 진출의 시장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삼성차의 인수로 르노는 단숨에 세계 3위로 덩치를 키우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게 된다. 또 삼성차를 아시아시장 진출의 교두보로활용해 중국시장 입성도 바라볼수 있게 됐다. 한편 지난 30여년간 정부의 보호아래 안정성장을 유지해오던 국내자동차산업은 생존의 갈림길에 있다고 볼수 있다. 외국업체와의 제휴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파급효과=르노가 오는 2005년까지 연간 4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면 총 19조1,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하며 같은 기간 협력업체 생산유발효과도 약 6조3,000억원에 달한다. 고용창출 효과도 막대하다. 삼성차만 4,000명에서 2만명으로, 협력업체도 3만명에서 15만명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르노가 선진기술이전을 봉쇄하고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을 단순한 하청기지화시킬 경우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에도 마이너스 효과를가져올 공산이 커 쉽게 장담하기 이르다. ◇국내업계에 영향=국내업계로서는 안방을 외국업체에 내준 셈이다. 당장은 삼성차의 생산능력을 고려할 때 기존시장을 흔들지 못하지만 르노가 2003년까지 국내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수년내에 내수시장의 상당부분이 잠식될 전망이다. 또 현재 매각협상이 진행중인 대우차가 외국업체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시장은 현대의 독주체제에서 현대(기아포함), 르노, 대우차 인수가 유력시되는 GM 또는 포드의 3파전으로 바뀔 양상이다. 국내시장의 70%를 점유하면서 사실상 독점체제를 구축해온 현대로서는 중대한 도전을 받은 셈이다. 당장 중형차시장에서도 65%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해온 EF 쏘나타의 독주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삼성브랜드를 유지하는데다 삼성생명 등 삼성 금융계열사로의 파이낸싱 등 부수효과까지 감안한다면 르노의 승산은 매우 높다. 이에 따라 현대는 빅3의 하나인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전략적 제휴협상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대우차 인수에도 전력을 기울여야 할 형편에 놓이게 됐다. ◇대우차 인수전 전망=대우차는 삼성차에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큰 매물이므로 대우차 인수전이 훨씬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는 시장방어 차원에서, GM. 포드, 피아트,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은 르노에게 시장우선 진출의 기회를 놓쳤다는 절박감 속에서 필사적인 인수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GM과 포드가 가장 유력하지만 현대를 포함한 제3자의 업체들간의 컨소시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삼성차 문제를 일단락시킨 정부가 대우차 문제를 조기에 매듭짓기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대우차 매각협상이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연성주기자SJYON@SED.CO.KR 입력시간 2000/04/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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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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